[기자수첩]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한가
[기자수첩]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 언제까지 시간이 필요한가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05.16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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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두고 시끄럽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일 '선(先)구제-후(後)회수' 방안을 포함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부의하고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반대하는 상황이다. 주무 부처 장관인 국토교통부 장관도 최근 직접적으로 반대 견해를 밝혔다. 

국토부는 애초 지난 13일 '전세사기 피해자 주거지원 강화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었다. 박상우 장관이 직접 해당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었지만 전날 저녁 일정이 취소됐다. 브리핑 대신 출입 기자단과 진행한 차담회에서 개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는 것으로 대신했다.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의 쟁점은 선구제-후회수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등 기관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을 사들인 뒤 추후 경·공매 등을 통해 회수하자는 안이다.

현재 피해자들의 보증금에 대한 후회수가 얼마나 가능할 것이냐 등을 두고 시각차를 보인다. 정부와 여당은 최대 4조원까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하고 야당과 시민단체는 최대 5850억원 규모를 말한다. 박 장관은 선구제 재원으로 사용할 주택도시기금에서 1조원 이상 손실이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무주택 서민이 내 집 마련을 위해 저축한 청약통장을 기반으로 한 부채성 자금인 주택도시기금으로 직접 지원하면 손실분은 고스란히 다른 국민의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막대한 재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그에 따른 여파에 대한 계산과 판단이 갈리는 건 당연한 일이고 잘 살펴야 한다. 다만 이에 앞서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에 대한 정부·여당의 적극성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전세사기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게 벌써 1년 전이다. 당시 여야는 6개월마다 특별법을 수정, 보완하기로 했다. 그렇게 1년을 보냈고 여덟 번째 희생자가 나온 상황에서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건 적극성에 대한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차담회에서 준비했던 보완 대책을 상세히 말할 수 없었겠지만 박 장관이 꺼낸 대안도 무게감이 떨어진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전세사기 피해주택 경·공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공공임대로 피해자들에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별법 통과 이후 1년여간 피해자에게 우선매수권을 양도받아 LH가 매입한 주택은 2건에 불과하다. 접수한 매입 신청 건의 절반 이상은 매입 불가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법건축물과 근린생활시설, 낙찰 후 인수되는 권리관계가 있는 주택 등을 매입 대상에서 제외하면서다.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곤 하지만 지금까지 실적이 너무 떨어지는 상황에서 충분한 대안으로 설득력을 가질지 의문이다.

특별법 제정 후 1년여 시간을 이미 보낸 상황에서 다시 '이래서 그 방안은 안 된다'는 논리 만들기보다는 피해자와 국민을 설득할 더욱 현실적인 대안을 정부와 여당은 내놔야 한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