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찍었다"는 뉴스가 들려온다. '지금 집을 사야 할까? 기다려야 할까?' 이런 소식이 들릴 때마다 내 집 마련을 생각하고 있는 분들의 마음의 시계는 다시 빨라진다.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은 지난 1월 대비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2022년 7월부터 떨어진 집값은 그해 12월 바닥을 찍고 올해 1월부터 회복세를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서울 주간 아파트 동향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값 주간 변동률은 2022년 6월27일 전주 대비 -0.03%에서 12월26일 -1.22%까지 떨어졌다가 2023년 5월22일 0.03% 오르며 상승 전환한 데 이어 5월29일에도 0.04% 오르며 1년 만에 상승 흐름을 보인다. 다만 지난달 29일 전국 평균으로는 여전히 0.04% 하락 변동률을 나타냈고 수도권은 0.01% 하락으로 보합세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였지만 상승 전환하지는 않았다. 지방은 -0.06% 변동률로 아직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50개 아파트의 가격 추이를 나타내는 KB 선도아파트 지수도 2022년 5월 0.61에서 같은 해 11월 -3.14까지 떨어졌다가 지난달에는 0.1로 1년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지역별 차이가 존재하지만 서울 아파트 위주로 회복이 분명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의 회복세를 대세 상승으로 볼 수 있을까?
2022년 10월부터 2023년 1월까지 폭락은 거래량이 수반된 정상적인 하락이 아니었다.
다수의 집주인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하락 거래가 늘어난 정상 하락이 아니었고 최근 회복세도 상승 거래량이 더 늘어나는 대세 상승의 흐름은 아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을 살펴보면 2023년 1월 1417건에서 2월 2458건, 3월 2984건, 4월 3184건이었고 5월 3300건 정도 될 것 같다.
상대적이지만 작년 12월과 비교하면 4배 정도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020~2021년 평균 거래량이 5000건 정도 된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그리고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것은 거래의 회복 속도 추이다.
1월 대비 2월 거래는 1.6배가 늘었지만 2월 대비 3월 거래는 1.2배 늘었고 3월 대비 4월 거래는 1.06배 늘었다. 4월 대비 5월은 1.04배 정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거래는 늘고 있지만 상승 그래프 기울기는 점점 더 완만해지고 있다. 매수자들이 공격적으로 따라오지 않는다는 의미다.
집주인 매도자들은 "금리 인상도 사실상 끝났고 규제도 많이 풀렸으며 세금 부담도 줄어들 것이기에 이제 오를 일만 남았다"라거나 "굳이 급하게 팔지 않아도 된다"며 호가를 올리고 있다. 반면 집을 사려는 매수자들은 "고점 대비 30% 정도 하락한 1월 급매물 가격 정도는 괜찮은데 회복한 지금 가격은 여전히 높다"라거나 "아직 내리지 않았고 언제 내릴지도 모르겠다", "집값은 여전히 소득 대비 높다", "경제 상황 역시 너무 불확실하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집주인들은 버티고 매수자들은 망설이면서 아파트 거래량은 완만한 회복 흐름을 보이지만 치고 올라가지는 못하고 있다.
제대로 된 바닥은 매도자들이 급매물을 쏟아 내면서 하락 거래가 늘어나는 하락 장을 넘어가야 다음 상승장으로 갈 수 있는 만큼 현재의 회복세로 바닥을 찍었다고 단정 짓기에는 시기상조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