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비명계, 이래경 혁신위원장 인선 '부적절' 내정 철회 요구
민주 비명계, 이래경 혁신위원장 인선 '부적절' 내정 철회 요구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6.0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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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더 큰 논란 발생하기 전 내정 철회할 것"
이래명 "이재명도 잘못하면 단칼에 베어낼 것"
더불어민주당 쇄신작업을 이끌 혁신기구 수장에 외부 인사인 '다른백년' 이래경 명예이사장이 5일 임명됐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당 혁신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이래경 이사장님을 모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 쇄신작업을 이끌 혁신기구 수장에 외부 인사인 '다른백년' 이래경 명예이사장이 5일 임명됐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회의에서 "민주당 혁신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이래경 이사장님을 모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더불어민주당)

더불어민주당이 5일 당내 혁신을 이끌 수장으로 사단법인 '다른백년' 이래경 명예이사장을 임명한 가운데 당내 비명계를 중심으로 부적절 인사라며 내정 철회 요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이에 이래경 민주당 혁신위원장은 "이재명 대표도 잘못하면 단칼에 베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과거 친명 측 활동에 참여했던 전력과 '천안함 자폭' 막말 논란이 불거지면서 또다른 당내 소용돌이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지내기도 했던 중진 홍영표 의원(4선)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래경 이사장은 이미 언론에 노출된 정보만으로도 혁신위원장은커녕 민주당에 어울리지 않는 인사"라며 "더 큰 논란이 발생하기 전에 내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적었다.

이래경 혁신위원장은 지난 2018년 12월 당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수감 중이던 옛 통합진보당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통합진보당 강제해산 진상규명 및 명예회복 대책위원회'가 주도한 시국선언 명단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2월 10일엔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2010년 3월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을 “미국 패권 세력이 조작한 자폭 사건”이라고 정의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시민의 일원으로서 개인적으로 자유로운 의사 표현한 부분도 섞여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당의 혁신위원장이 되면 그런 언어에 대한 조절이 충분히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논란 차단에 나섰다. 하지만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이 "장고 끝에 악수"라고 비판하는 등 당 안팎에서 논란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019년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받고 있었을 때 ‘경기도지사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 대표 제안자로 참여하기도 하는 등 친명계 행보를 이어왔던 점도 혁신위원장으로 적절치 않은 인사란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홍영표 의원은 "혁신안을 만드는 전권을 혁신위원장에게 위임하는 것은 원외 인사가 중립적이고 냉철한 시각에서 당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찾도록 하는 취지"라며 "절대 한쪽으로 편중된 인사가 아닌 전문성, 중립성, 민주성, 통합조정능력을 가진 인사가 임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또 다른 중진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보면 볼수록 매우 부적절해보인다"며 "(이래경 위원장 임명으로) 당내 갈등만 더 분출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신율 교수는 "민주당에서 '민청학련', '한반도재단' 등 김근태계 출신임을 부각하는 것은 이 위원장이 친명과 비명을 아우를 수 있는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라면서도 "그간 행적상 친명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주는 것은 혁신위의 본래적 취지를 희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