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흥행 성공…숨 고르는 카드사
'대환대출' 흥행 성공…숨 고르는 카드사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06.0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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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국민카드만 플랫폼 입점…득 없고 소비자 이탈 우려↑
(자료=금융위원회)
(자료=금융위원회)

카드사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대환대출 인프라)'는 녹록지 않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온라인으로 쉽고, 더 싼 금리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지만 소비자 이탈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연체율 상승으로 대환대출 필요성은 확대되고 있지만 제1금융권보다 제한된 상품과 현저히 높은 금리 비교는 부담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선보인 대환대출 인프라는 서비스 개시 이틀 만에 총 1055억원(3887건)의 자금이 이동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첫날에만 총 474억원(1819건) 규모가 갈아탔다.

금융당국이 야심차게 선보인 대환대출 인프라는 금융소비자가 영업점 방문 없이 온라인으로 한 번에 여러 금융사 대출금리와 한도, 대환 수수료 등을 비교하고 갈아탈 수 있도록 구축한 시스템이다.

현재는 10억원 이하 직장인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보증이나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만 이용할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은 오는 12월 중 이용할 수 있다.

대환대출 인프라는 19개 시중은행과 18개 저축은행, 7개 카드사, 9개 캐피탈사 등 총 53개 금융사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토스 등 대출비교 플랫폼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하고 있더라고 각 플랫폼과 제휴를 맺은 금융사의 대출 조건만 제시되기 때문에 모든 상품 비교에 활용되기 위해서는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해 입점해야 한다.

이에 은행은 물론 대출비교 플랫폼 기업 모두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카드사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뿐이다.

나머지 카드사들은 각 사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직접 대출을 조회해 갈아타는 것만 가능하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주력 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상품은 오는 7월1일부터, 카드사 앱에서는 31일부터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면서 "플랫폼 입점 초기 비교 가능 상품과 시스템 마련으로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카드사는 시스템보다는 은행권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상품수와 현저히 높은 금리 비교가 부담일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카드사 연체가 늘고 있어 자체적으로도 대환대출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자칫 다른 경쟁 업권으로 고객이 이탈할 우려가 있어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라며 "카드사들은 카드론에 대한 자체 대환대출 상품을 출시해 각 사내에서 갈아탈 수 있게끔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금융권 차주들이 위험 차주다 보니 1금융권에서 손 벌려 환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인프라가 자리를 잡게 되면 카드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업권 내 수평적 자금 이동은 활발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