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길' 열리며 해외여행 급증…여행수지 적자 '눈덩이'
'하늘길' 열리며 해외여행 급증…여행수지 적자 '눈덩이'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3.05.30 10: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분기 해외여행객 498만명…국내 찾은 외국인 약 3배 수준
어린이날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5월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이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어린이날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5월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이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행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국내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코로나19로 닫혔던 하늘길이 열리면서 늘었지만, 해외로 발길을 돌린 내국인이 이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다.

3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여행수입은 30억8600만달러(약 4조760억원), 여행지급은 63억2100만달러(약 8조3488억원)로 집계됐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32억3500만달러(약 4조2728억운)로 코로나19 대유행이 본격화한 지난 2019년 3분기(-32억8000만달러) 이후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특히 매해 1분기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 2018년 1분기(-53억1400만달러) 이후 5년 만에 최대치다.

여행수지는 외국인이 국내로 들어와 사용한 돈에서 내국인이 해외로 나가 쓴 돈을 뺀 수치다. 여행수지 적자는 주로 해외를 찾는 내국인이 늘고, 현지에서 쓴 소비가 증가한 경우 나타난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71만명 수준이었던 데 반해 해외로 나간 내국인 여행객은 이보다 약 3배 많은 498만명에 달한다.

1분기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 28만명에서 5배 넘게 늘었다. 하지만 해외로 나간 내국인은 같은 기간 41만명에서 10배 이상 증가했다.

이렇다 보니 지난해 1분기 14억2600만달러 수준이었던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32억3500만달러로 2배 넘게 불었다.

특히 여행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이유는 유학·연수수지보다 관광수지가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6억1800만달러였던 유학·연수수지 적자 규모는 올해 1분기 6억5000만달러로 3200만달러(5.2%) 증가에 그쳤지만, 일반여행수지(관광수지) 적자는 지난해 4분기 17억6100만달러에서 올해 1분기 25억8500만달러로 8억2400만달러(46.8%)나 늘었다.

여행수지 적자 규모가 커지면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로 이어지면서 경상수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신지영 현대경제연구원 동양분석팀 선임연구원은 “2023년에는 대규모 상품수지 흑자 실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서비스수지 적자가 확대되면서 전체 경상수지 악화를 유발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며 “여행수지의 개선을 위해 관광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통한 활성화와 여행수지 구성의 안정성 확보 등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