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도심 막힌길… '산불진화차 길 터주기'가 해결 방안
[기고] 도심 막힌길… '산불진화차 길 터주기'가 해결 방안
  • 신아일보
  • 승인 2023.05.2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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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상용 양산국유림관리소장
성 상 용 양산국유림관리소장
성 상 용 양산국유림관리소장

생명감 넘치는 신록의 계절 5월이다. 그런데 경남 지역을 비롯한 대한민국은 벌써 30°C에 육박하는 더위를 경험하고 있다. 올여름은 이례적 고온현상, 집중호우, 가뭄 등이 예견되고 있어 산림재난 관리기관으로서 걱정이 앞선다. 기후 온난화 현상으로 인해 봄철이 더욱 건조하여 산불 발생이 빨라지고 대형산불 발생도 증가하는 추세가 뚜렷하다. 

작년과 비교하여도 산불 발생이 보름 정도 빨라졌고 5월 기준 산불발생 건수가 500여건에 달한다. 이 중 대형산불은 80∼100ha 미만 3건, 100∼1,350ha 이하 8건인데 3∼4월에 집중되어있다. 올봄은 특히 건조한 날씨로 인하여 인위적인 원인인 농산부산물(쓰레기소각 등) 등에 의한 산불 발생이 8% 이상 증가하였고, 대도시 인근에 발생하는 산불 비율이 현저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양산국유림관리소는 2개의 광역시(부산·울산)와 6개시군(창원·김해·양산·밀양·함안·창녕)의 국유림을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주변 지역이 광역 대도시 및 대규모 산업단지와 인접하여, 상대적으로 많은 교통량과 내·외부로의 차량 이동이 많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산불진화에 큰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실제로 주요 지·정체 및 출·퇴근 시간대에 도로로 쏟아져 나오는 자동차로 인해 산불 현장 도착 시간이 지연되어, 초기진화에 실패하여 대형산불로 확대되고 인명·주택소실 등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도심지역에서의 산불진화차 출동 및 도착 여건이 점점 어려워져 안타까움이 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 전국 자동차등록 대수 현황을 따르면, 2014년 4월 22,615,238만대에서 2023년 4월 26,455,654만대로 10년 사이 17%가
증가하였으며, 이후에도 급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관할지역인 부산은 1,599,914만대(6%), 울산 593,695만대(2%), 경남 1,909,758만대(7%)로 부산·경남은 전국 평균(5%)을 웃도는 상황이다.
  
또한 도시팽창, 각종 레저스포츠 및 여가활동의 활발화로 인해 육상도로 교통체증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심 과밀화 현상에 따른 교통혼잡으로 '산불진화차'가 도심지역을 신속하게 빠져나가는데 한계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산불진화차 길 터주기' 이다. 

즉, 시급한 초기진화의 골든타임의 확보를 위해서는 산불 진화차가 산불 현장으로 신속하게 도착하는 것이 최선순위 전제조건이다. 그러나 산불 진화차는 소방차와 달리 길이 막혀있어도 길을 터주지 않는다. 산불 진화차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동일하나 뒷전으로 밀려 있다. 왜 그런 것일까? 

또 한번의 "찬란한 슬픔의 봄"을 보내며 산림재난 관리에 있어 이보다 시급한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법령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고 '산불 진화차 길 터주기' 대국민 홍보 등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산불이 산골짜기 깊은 곳에서 일어나는 남의 일로 인식해오던 인습을 탈피하고, 공동체 의식을 가지고 대응할 때다. 더욱 심각해지는 산불피해에 관심을 가지는 합리적 시민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소방차의 경우는 "소방차 길 터주기 운동 홍보" 및 "정책입안"을 꾸준히 추진하여, 소방기본법 제2조 제3항은 "소방 자동차의 우선 통행"에 대해서 명시하고, 그밖에 소방 자동차의 출동에 지장을 주는 행위에 대해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소방은 주택화재 진압을 위주로 하나 산불 진화는 산불진화대가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산불로 피해입은 검고 시뻘건 민둥산이 아닌, 맑고 깨끗한 푸른 산, 건강과 생명의 원천인 산을 보전하여 후손에 물려주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필수조건인 것이다.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