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 김인규, 빅 카드 '켈리' 꺼냈다…맥주 1위 정조준
하이트진로 김인규, 빅 카드 '켈리' 꺼냈다…맥주 1위 정조준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03.3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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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프리미엄 맥아, 두 번의 숙성과정 '차별화'
내년 창립 100주년 앞두고 '테라'와 쌍끌이 전략
"맥주 1위 반드시 탈환"…오비맥주에 선전포고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30일 맥주 신제품 '켈리'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김인규 하이트진로 대표가 30일 맥주 신제품 '켈리'를 공개하는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하이트진로가 내년 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맥주 신제품 ‘켈리(KELLY)’를 선보였다. 김인규 대표가 2019년 출시한 ‘테라’에 이어 또 하나의 빅 카드를 꺼내며 맥주시장 1위로 올라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하이트진로는 기존 라거(Lager) 맥주와는 완전히 차별화한 원료와 공법을 적용한 ‘반전라거-켈리’를 30일 공개했다. 내달 4일 공식 출시되는 켈리는 ‘KEEP NATURALLY(자연주의)’의 줄임말로 인위적인 것을 최소화하고 자연주의적인 원료·공법·맛을 추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레귤러 맥주 최초 '앰버' 컬러병, 내달 4일 출고

기존 테라가 호주 청정맥아를 강조했다면 켈리는 덴마크에서 북대서양 해풍을 맞으며 자란 프리미엄 맥아로 차별화했다. 1년 내내 북대서양 유틀란드 반도의 해풍을 맞아 부드러운 특성을 지닌 보리를 주원료로 선택했다. 또 일반 맥아보다 24시간 더 발아시키는 ‘슬로우 발아’를 통해 켈리만의 부드러운 맛을 실현했다는 게 하이트진로의 설명이다. 

숙성 과정도 두 번을 거쳐 깊은 풍미를 표현했다. 7℃에서 1차 숙성한 뒤 -1.5℃에서 추가 숙성시킨 ‘더블 숙성 공법’으로 부드러움과 강렬함을 동시에 공존할 수 있도록 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라거 맥주의 공존하기 힘든 두 가지 맛인 부드러움과 강렬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켈리의 출발점”이라며 “지난 3년간 가장 부드러운 맥아를 찾고 완벽한 균형의 주질을 만들어내는 공법을 연구·개발하면서 켈리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제품 패키지는 국내 레귤러 맥주 최초로 ‘앰버(Amber)’ 컬러 병을 개발·적용하면서 기존 제품들과 한 번 더 차별화했다. 켈리 영상광고는 대세 배우 ‘손석구’를 내세워 진행 중이다.  

모델들이 신제품 '켈리' 맥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모델들이 신제품 '켈리' 맥주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하이트진로]

하이트진로의 맥주 신제품 캘리는 4월4일 첫 출고 이후 전국의 대형마트·편의점 등 가정채널과 음식점·유흥업소를 비롯한 유흥시장에서 동시 판매된다. 출고가는 기존 맥주와 동일하다. 알코올 도수는 4.5%다. 

오성택 마케팅실 상무는 “수많은 브랜드 간의 초경쟁 시장으로서 한 개의 브랜드로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강렬한 탄산감, 부드러운 거품이 공존한 반전라거 켈리를 테라와의 연합작전으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오비 카스 밀려 10년간 2위…리붐업 통해 주도권 의지 

하이트진로는 내년 창립 100주년을 맞는다. 김 대표 입장에선 창립 100주년에 걸 맞는 ‘확실한 성과’를 보여줘야 하고 ‘국내 맥주시장 1위 탈환’이 최대 과제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하이트진로는 2000년대 후반만 하더라도 ‘하이트’를 앞세워 국내 맥주시장을 석권했다. 하지만 2012년 ‘카스’를 앞세운 오비맥주에 1위를 뺏겼다. 김 사장은 2019년 테라 맥주를 앞세워 공격적인 영업·마케팅으로 카스와 맞붙었으나 이듬해 코로나19라는 생각지 못한 악재를 만났다. 또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른 경기불황으로 분위기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힘들었다. 그러다보니 지난해까지 2위 사업자로 머물렀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가 켈리 맥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가 켈리 맥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하이트진로그룹의 오너 박문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테라의 ‘리붐업(Re-boom up)’을 통해 맥주사업 경쟁력을 강화하자”고 강조했다.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 ‘4연임’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얻게 된 김 대표가 테라에 이어 켈리를 쥐고 맥주시장 판도를 뒤흔들겠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과거에는 공급자 위주 시장이었다면 이제는 혁신적인 제품에 목마른 시장과 소비자 니즈(Needs)를 사전에 예측하고 선보여야 한다”며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를 향한 우리만의 길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또 한 번 켈리를 통해 맥주시장에 강력한 돌풍을 일으켜 소주에 이어 맥주시장 1위 탈환을 반드시 만들어내겠다”고 강조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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