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아이의 발달지연, 빠른 진단·치료가 필요하다
[기고] 아이의 발달지연, 빠른 진단·치료가 필요하다
  • 신아일보
  • 승인 2023.03.3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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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현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발달지연 아동은 또래 아동에 비해 발달이 더디게 진행하는 아이로 대근육·소근육 운동 기술 발달, 인지발달, 언어발달, 사회·정서발달 중 1가지에서 발달이 느린 경우다. 이런 아이들은 성장하면서 적정한 시기에 또래 아동의 발달이정표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전반적 발달지연은 발달의 지연이 오래 지속되거나 영구적으로 발달 지연 상태가 남아 결국 발달장애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다. 전반적 발달지연은 2가지 이상의 영역에서 해당 연령의 정상 기대치보다 2표준편차 이상의 발달 지연을 보인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생후 14일부터 71개월까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구강검진 포함 총 11회 시행되고 있다.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좀 더 정밀한 평가를 요한다고 판단되면 발달클리닉을 찾는다. 이는 아이의 발달에 반드시 이상이 있다는 의미는 아니며 정밀한 평가를 시행해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지의 여부를 진단하기 위함이다.

발달클리닉에 오면 먼저 진찰과 상담으로 아동의 발달에 실제로 문제가 있는지, 있다면 어떤 영역에 있는지, 진단적으로 어떤 범주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고 정밀 검사와 치료가 필요한지 여부를 결정한다.

발달 지연이 있다고 판단되면 다음 단계는 발달 정밀 평가와 원인 정밀 평가를 시행한다. 전문의에 의한 진찰 후 아이에게 필요한 운동, 언어, 인지, 문제해결 능력, 사회성, 자조 능력 등을 표준화된 검사 도구를 이용한다.

일부 아동에서는 원인 정밀평가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는 발달 지연의 원인 질환을 찾기 위함이다. 원인 질환이 있다면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고 발달 지연에 대한 재활 치료 이전에 원인을 먼저 치료해야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뇌영상 검사는 뇌의 모양과 구조를 보기 위해, 뇌파는 뇌의 활성도와 기능을 측정하기 위해, 근전도는 근육의 생리적 기능과 신경 전달 능력을 보기 위해 시행된다. 이외에도 혈액검사, 소변검사를 통해 염색체, 유전자, 대사이상검사 등을 시행할 수 있다.

발달 지연이 의심되면 원인 정밀 평가를 실시하는 과정 중에 있더라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치료를 미루지 않고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진단과 평과 결과에 따라 전문의가 아동 에게 필요한 치료들을 처방한다.

아이들의 뇌는 출생 후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매우 긴밀하게 연결돼 발달하는데 이때 뇌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여러 감각과 운동 경험이다. 이 시기에 적절한 경험이 없으면 뇌 발달이 이뤄지지 않는다. 뇌의 발달을 촉진시키는 치료를 통한 경험의 제공은 신경 가소성을 이용해 발달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는 필수적인 치료 방법이다.

발달지연이 의심되는 환아에게 재활치료를 아동에게 적절히 제공해 반복적인 연습을 통해 뇌세포 간 연결을 활성화해 뇌 발달을 유도한다. 조기치료는 이차적인 합병증을 예방하고 아이의 가능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발달 지연 치료는 어떤 영역에 지연이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대운동 발달 지연을 보일 경우 대운동 발달 촉진, 정상 패턴의 획득을 위한 일대일 맞춤형 운동치료를 시행한다. 필요에 따라 기능적 전기 자극 치료, 기구 치료도 병행한다. 손 기능의 저하, 인지 발달 지연, 시지각 발달의 지연, 일상생활동작의 지연을 보일 경우 작업치료, 일상생활 동작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수용언어·표현언어 발달의 지연, 조음 발달 지연 소견을 보일 경우 언어 치료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인지 발달의 촉진을 위한 인지치료 등도 시행한다.

/서지현 이대목동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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