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무총장' 빠진 인적 쇄신 단행… 비명계 '반쪽쇄신' 질타
이재명, '사무총장' 빠진 인적 쇄신 단행… 비명계 '반쪽쇄신' 질타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3.2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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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직 최고위원에 '비명계' 송갑석 의원...신임 정책위의장에 3선 김민석 
한병도·김성주 등 호남 인사 전면 기용...'호남 홀대론' 불식
사무총장직 빼고 당직 개편..."공천권 양보 없다"는 의지 반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신임 지명직 최고위원에 '비명'(비이재명)계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을 임명하는 등 대대적인 당직 개편을 통해 인적 쇄신에 나섰다. 다만 그러나 총선 공천 실무를 총괄하는 조정식 사무총장과 이해식 조직사무부총장이 유임되면서 공천권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당장 비명(비이재명) 진영에서는 반쪽짜리 쇄신”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번 당직개편은 통합, 탕평, 안정을 고려했다"며 새로운 당직 인선을 발표했다.

신임 정책위의장에는 김민석 의원(3선·서울 영등포을), 수석부의장에는 김성주 의원(재선·전북 전주병)이 각각 등용됐다. 제3 사무부총장인 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에는 박상혁 의원(초선·경기 김포을)이, 전략기획위원장에는 한병도 의원(재선·전북 익산을)이 이름을 올렸다. 수석대변인에 문재인정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지낸 권칠승 의원(재선·경기 화성병), 여성 대변인에 강선우 의원(초선·서울 강서갑)이 새롭게 임명됐고, 박성준 의원과 한민수 대변인은 유임됐다. 

송갑석 의원은 최근 당내 비명계 의원 모임인 '민주당의길' 등을 통해 이 대표 체제에 쓴소리를 내온 대표적 비명계 의원으로 당 대변인과 전략기획위원장을 지냈다.

김민석 의원은 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 원장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친정세균계'로 꼽히는 김성주 의원은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민주당 정책위원회 선임부의장을 지냈다.

전략기획위원장은 이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중 한 명인 문진석 의원이었지만, 이번에 문재인 청와대에서 정무수석과 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지낸 한병도 의원으로 교체됐다. 디지털전략사무부총장도 '친명계' 김남국 의원이 물러나고, 김근태계(GT계) 박상혁 의원이 임명됐다.

당직 인선에서 친명계 색채를 희석해 달라는 쇄신 요구를 전면 반영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인선에서 수도권 출신은 4명, 호남 출신은 3명이다. 호남은 통상 '민주당 텃밭'으로 여겨지는 지역이나 최근 이 대표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나오며 최근 지지세가 약해졌단 평가를 받는다. 

이날 리얼미터 여론조사(미디어트리뷴 의뢰, 지난 20~24일, 전국 성인남녀 2506명, 표본오차 95%에 신뢰수준 ±2.0%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 20일 여론조사 대비 1.0%p 내린 45.4%로 집계됐다. 

직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광주/전라 지역 정당 지지도는 66.9%였지만,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60.8%를 얻는 데 그쳐 6.1%p나 급락했다. 

다만 총선 공천의 실무를 담당하는 사무총장 자리는 조정식 의원이 유임됐다. 대대적 인선으로 1차 달래기에 들어갔지만, '실세' 자리는 내주지 않은 걸로 볼 수 있다. 당장 비명 진영은 사무총장, 조직사무부총장이 그대로 유임되자 '반쪽 쇄신'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비명계 한 의원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사무총장을 바꾸지 않고 쇄신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인선에 대해 "이 대표로서는 할 수 있는 최대치를 (인선에) 반영한 것"이라며 "당을 화합으로 이끌고, 조금 더 상식적이고 중도적인 입장을 반영하겠단 의사 표명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