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VB 사태, 유럽까지 확산 주목…"2008년 금융위기와는 다르다"
SVB 사태, 유럽까지 확산 주목…"2008년 금융위기와는 다르다"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3.2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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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영 교수 "SVB 파산 사태가 금융 위기로 이어지지 않아"
이종섭 교수 "유럽발 금융 위기로 안 번지면 비트코인 상승"
(사진=신아일보DB)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과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 등 전문가들이 24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제7차 민·당·정 간담회'를 열고 SVB 사태와 크립토윈터:금융발 경제위기 다시 오나'를 주제로 SVB 사태 평가·전망과 크립토 윈터 상황에 대한 평가·극복방안을 논의하기 전 사진 촬영하고 있다. (사진=박정은 기자)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가상자산 가격이 급락하고,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크립토 윈터(Crypto Winter·가상자산 약세장)'도 일단락된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현 금융 상황에 지난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금융위기가 진정되고 특히 유럽발 금융위기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가상자산 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정무위원회는 24일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제7차 민·당·정 간담회'를 열고 SVB 사태와 크립토 윈터:금융발 경제위기 다시 오나'를 주제로 SVB 사태 평가·전망과 크립토 윈터 상황에 대한 평가·극복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성일종 정책위의장과 윤한홍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 윤창현 위원장, 국민의힘 정무위원, 정책조정위원장, 수석전문위원 등이 참석했다. 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한국은행 부총재, 금융감독원 부원장도 함께했다.

윤창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간담회는) SVB 사태 등으로 인한 경제 위기에를 중간 평가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의원은 "지진을 피할 수 없는 것처럼 금융위기도 비슷하게 발생하는 것 같다"며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책 마련과 대응에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미국 은행 파산 사태로 금융 불안 상태지만, 우리나라는 예상보다 안정적인 금융시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와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있어 면밀히 모니터링 해 상황별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대표 발제자로 나선 박선영 동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SVB 파산 사태가 금융 위기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긍정적이 전망을 내놨다.

박 교수는 "이번 SVB 사태 등에 따른 은행들의 파산은 과거 2008년과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2008년 당시에는 414대 대출 기관이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인해 상당수 파산한 것이며 현재 SVB 사태는 은행 몇 개만 파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박 교수는 "이번 사태는 중소형 은행에서 대형은행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으로 보이며, 자금 유출이 아닌 이동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2008년과 같은 금융위기를 겪지 않으려면 대외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마무리했다.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크립토 윈터 전망에 대해 "현재는 일단락된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앞으로 뱅크런이 금융 위기에 얼마나 번질 것인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모든 디지털 자산이 뱅크런에 대해 같은 가격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뱅크런에 대한 FDIC(미국연방예금보험공사) 보험 적용 한도를 높이는 규제 당국의 움직임과 BTFP(Bank Term Funding Program)를 통한 유동성 공급은 은행의 자산 급매로 인해 화염이 다른 금융자산시장(MBS 등)으로 번지는 것은 일단 어느 정도 끊어낸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현재 뱅크런이 중소은행 붕괴 정도에서 멈추고 유럽발 금융위기로 번지지 않는다면 정부와 대형은행 지원을 통해 잠재운 금융권 위기는 남은 은행의 시스테믹 리스크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며"크립토 윈터의 핵심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으로, 연준이 금융 안정성을 고려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디지털 자산 시장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패널토론에선 SVB 사태를 계기로 예금 보호 한도를 높이고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병호 금융연구원 금융혁신연구실장은 "SVB는 예금 보호 한도를 초과하는 예금의 비중이 전체 95%이기 때문에 예수금을 찾지 못할 것이란 공포감에 뱅크런으로 이어질수 밖에 없었다"며 "은행에 한정해서라도 예금 보호 한도를 대폭 상향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두 금융연구원 금융혁신실 전문위원은 "크립토 윈터가 가상자산시장에 국한된 상황은 아니지만 오래 갈 수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가 투기가 아닌 투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 여건이 시급한 만큼 가상자산의 증권성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사회적 합의를 통한 기준과 절차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