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빅3, 중국시장 '메스'…'탄소중립‧컬러강판' 통해 치유
철강 빅3, 중국시장 '메스'…'탄소중립‧컬러강판' 통해 치유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3.03.2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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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광둥CGL 지분 정리…첫 도금강판 법인
현대제철, HSBJ 매각 협상 추진…하이큐브전기로 주력
동국제강, DKSC 지분 90% 매각…DK컬러, 글로벌 확장
(왼쪽부터)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사진=각사]
(왼쪽부터)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사진=각사]

김학동‧안동일‧장세욱 국내 철강 빅3 최고경영자(CEO)들이 중국시장에 메스를 댄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길어지자 수익성이 저조한 해외사업을 정리, 기업 내실을 다지기 위한 조치다.

2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현대제철·동국제철은 지난해부터 중국 법인 ‘손절’ 작업을 진행 중이다. 중국 수요 둔화에 따라 지속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은 지난해 자동차 강판 생산법인 ‘광둥 CGL(용융아연도금강판 생산공장)’ 지분을 하강포항에 모두 매각했다. 하강포항은 지난해 초 포스코와 중국 하북강철이 세운 합작법인이다.

포스코는 지난 1995년 톈진에 코일센터를 설립하며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2013년 설립된 광둥CGL은 지난 2013년 포스코가 중국에 세운 첫 도금강판 생산법인으로 중국 내 고품질 자동차·가전용 강판을 연 45만톤(t)씩 생산해왔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베이징법인(HSBJ) 지분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대제철은 2000년대 초반 현대차·기아 베이징 공장에 자동차 강판을 공급하기 위해 중국 법인을 설립했다. 다만 중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을 본격화한 2017년부터 베이징법인 영업이익은 적자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중국 현지 자동차업체들과의 경쟁도 격화되면서 현대차 중국 시장 점유율도 내림세를 이어갔다. 2017년부터 5년간 베이징법인 누적손실은 약 1058억원 규모에 달한다.

안 사장은 베이징법인 정리 이후 톈진법인을 중심으로 중국 사업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또한 내부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하이큐브 전기로, 수소환원제철 공법 등 탄소중립 기술 개발을 지속 추진한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지난해 중국법인 ‘DKSC(동국스틸차이나)’ 지분 90%를 장쑤성 장인시 지방정부에 매각, 사실상 중국 시장 철수 수순을 밟았다. DKSC 지분 매각 규모는 총 970억원이다.

최근 3년간 DKSC 누적손실은 700억원 규모다. 이에 장 부회장은 중국법인 판매 중단, 사업다각화, 매각 등 다각도의 구조조정 방안을 추진했다. 저가 범용재 위주의 중국 내수 시장이 ‘럭스틸(Luxteel)’ 등 고급화를 지향하는 동국제강의 사업 방향과 차이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장 부회장은 신규 확보한 재무적 체력을 기반으로 컬러강판 사업 추가 진출을 추진한다. 지난해 발표한 ‘DK컬러 비전2030’ 글로벌 확장 전략에 따라 올해 중 베트남, 멕시코 2개 거점 확보를 완료하고 2030년까지 대양주, 미국, 유럽 등에 추가 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KG스틸은 지난 2020년 장쑤성 공장을 청산하고 국내 복귀를 결정한 바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법인 매각은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신성장 주력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라며 “중국을 포함해 수익성이 저조한 사업에 대한 빠른 정리를 단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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