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법인세 인하효과 미미, 22%로 낮춰야"
전경련 "법인세 인하효과 미미, 22%로 낮춰야"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3.21 08: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재부에 2023년 세법개정 의견서 전달
"법인세·상속세 추가 개선 필요" 목소리
전국경제인연합회 간판.[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 간판.[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전국경제인연합회는 회원사를 비롯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의견 수렴을 통해 9개 법령별 총 106개 과제가 담긴 ‘2023년 세법개정 의견서’를 최근 기획재정부에 전달했다고 21일 밝혔다.

전경련은 지난해 법인세율 인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세법개정이 이뤄졌지만 여전히 우리 기업의 글로벌 조세 경쟁력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보고,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추가적인 세제 개편을 주문했다.

전경련이 건의한 주요 내용은 △법인세율 추가 인하 △상속세 연부연납 기간 확대 개정의 소급 적용 허용 △대기업 결손금 이월공제 한도 폐지 △일반 R&D 세액공제율 확대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의 기업소득 환류 방식에 ‘소액주주 배당’ 포함 △업무용 승용차 감가상각비 손금 산입 한도 확대 등이다.

한국 법인세는 4단계 누진 과세체계인데 지난해 세법개정으로 법인세율이 과세표준 구간별로 1%p씩 인하(최고세율 기준 25%→24%)됐다.

전경련은 법인세율 인하 폭이 미미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 및 해외 자본의 국내 유치 촉진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해외 주요국 대비 여전히 높은 최고세율을 그 근거로 제시했다. 인하된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은 26.4%(지방세 포함)로, 미국(25.8%), 프랑스(25.8%), 영국(25.0%) 등 주요 선진국 수준을 상회한다. 또한 중국(25.0%), 대만(20.0%), 싱가포르(17.0%), 홍콩(16.5%) 등 아시아 경쟁국과 비교해도 최고세율이 높아 한국의 투자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해 세법개정에서는 법인세율만 1%p 인하됐고 현재의 4단계 누진 과세체계는 그대로 유지됐다. 전경련은 한국의 과도한 법인세 누진구조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역행한다고 밝히며, 세율 인하와 함께 과세체계를 단순화해 줄 것을 강조했다.

이에 전경련은 최고세율을 24%→22%(지방세 포함 시, 26.4%→24.2%)로 인하하고, 과세표준 구간을 4단계→2단계로 단순화할 것을 건의했다.

일반 상속세는 연부연납 기간이 최대 5년→10년(’21년), 중소·중견기업의 가업상속세 연부연납 기간이 최대 10년 → 20년으로 확대(’22년)되는 등 그동안 상속세 부담 완화를 위한 법 개정이 이뤄졌다.

하지만 연부연납 기간 확대가 법 개정 이후 발생한 상속에만 적용돼 상속 개시일에 따라 매년 납부할 상속세 부담이 달라진다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법 개정 직후 상속이 개시된 상속인은 10년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수 있지만 개정 직전에 상속이 개시된 상속인은 5년에 걸쳐 분납해야 하는 것이다.

전경련은 피상속인의 사망은 상속인이 선택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발생 시점에 따라 연부연납 기간이 달리 적용되는 것은 납세자 간 조세부담 형평성을 저해한다고 밝혔다. 이에 전경련은 법 개정 직전에 상속이 개시돼 현재 연부연납 진행 중인 상속에 대해서도 연부연납 기간 확대를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손금 이월공제는 기업에 손실(결손)이 발생할 경우, 그 손실을 다음 사업연도로 이월(향후 15년 간 이월 가능)해 과세대상 소득에서 공제하는 제도다. 현재 중소기업을 제외한 기업들은 당해연도 소득의 80%(중소기업은 100%)까지로 공제한도가 제한돼 있다.

전경련은 결손금 이월공제 제도가 여타 소득·세액공제 제도와 같이 세제혜택을 제공한다는 시혜적인 성격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기업에 발생한 수익과 손실을 통산한 ‘이익’에 대해 과세한다는 조세 원칙의 실현이라는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에, 기업 규모에 따른 차등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한 결손금 이월공제 제도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적자 기업의 빠른 경영 정상화와 이를 통한 조세 기반의 유지이기 때문에 기업 규모를 차별할 이유도 없다고 밝히며 결손금 이월공제 한도 규정 폐지를 건의했다.

R&D 세액공제 제도는 기업이 연구·인력개발(R&D)에 투자한 비용의 일정액을 법인세에서 공제해주는 제도다. 세액공제율은 현재 일반 산업 기준 대기업 0~2%주9), 중견기업 8%, 중소기업 25%로 차등 적용된다.

전경련은 기업 규모에 따른 과도한 공제율 격차가 기업의 R&D 투자 및 성장 유인을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민간 R&D를 주도주10)하는 대기업에 R&D 세제지원이 주요국에 비해 부족해 우리나라의 R&D 경쟁력 제고에 걸림돌이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국의 R&D 세액공제율(대기업 기준)은 프랑스(30%), 영국(13%), 미국·일본(최대 10%) 등 해외 주요국보다 크게 낮다.

전경련은 기업규모와 무관하게 R&D 투자의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단순히 기업규모만으로 지나친 차등을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히며, 일반 산업 R&D 세액공제율을 대기업 기준 2%에서 6%로 상향해줄 것을 건의했다.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는 대기업 집단 소속 기업이 △투자 △임금 증가 △상생협력지출로 사회에 환류하지 않은 소득(미환류소득)에 법인세를 추가 과세(세율 20%)하는 제도다. 이 제도는 기업 소득의 사회 환원을 통한 소득 선순환 유도를 목적으로 2015년에 도입됐다. 도입 당시 ‘기업소득 환류세제’라는 명칭으로 시행됐으나, 2017년 세법개정으로 배당이 환류 방식에서 제외되면서 현재의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로 명칭이 변경됐다.

전경련은 대주주 및 법인 주주에 대한 배당과 달리, 소액주주에게 지급하는 배당은 가계의 가처분소득 증대에 직접적으로 기여하기 때문에 환류방식으로 인정하는 것이 법 취지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소액주주 지급 배당을 투자·상생협력 촉진세제의 기업소득 환류 방식에 포함해 기업의 불합리한 세부담을 완화해줄 것을 건의했다.

기업의 업무용 승용차의 감가상각비는 세법상 손실로 보아, 연 800만원을 한도로 과세대상 소득에서 공제(이하 ‘손금산입’)를 허용하고 있다.

전경련은 부품·원자재 가격 상승과 기술 향상 등으로 자동차 가격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음에도, 감가상각비 손금산입 한도는 2016년 제도 시행 이후 현재까지 연 800만원을 유지하고 있어 물가 상승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업무용 승용차 감가상각비 손금산입 한도를 현행 연간 8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상향 조정해 줄 것을 건의했다.

jangstag@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