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가 한 달 새 10% 하락…부동산PF·SVB 사태 여파
증권사 주가 한 달 새 10% 하락…부동산PF·SVB 사태 여파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3.2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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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여건 회복 제한적" vs "위험자산 자금흐름 우호적"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국내 주요 증권사 주가가 한 달 새 10% 가까이 내렸다. 증시 불황에 따른 1분기 실적 악화를 예상한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유럽의 중소형 은행이 유동성 위기로 파산을 겪은 사례처럼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증권사 파산의 뇌관으로 작동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지수는 지난 17일 종가 기준 578.57로 지난달 말(635.99) 대비 9.02% 하락했다. 또 올해 KRX 증권지수는 2월8일 643.86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10.14%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하락률(0.71%)보다 큰 수치다.

KRX 증권지수는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국내 14개 증권사 종목으로 구성됐다.

구성 종목별 주가 등락을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은 17일 종가 기준 6450원으로 전월 말 종가와 비교해 6.99%(500원) 하락했으며, NH투자증권은 8540원으로 같은 기간 10.10% 내렸다. 또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는 5만3100원으로 지난달 28일보다 14.35% 줄었다.

이 밖에 △삼성증권(7.76%↓) △메리츠증권(5.56%↓) △키움증권(6.29%↓) △대신증권(5.33%↓) 등의 주가도 일제히 하락했다.

증권업종의 주가 하락은 증시 부진에 더해 부동산PF 우려로 올해 1분기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 영향을 끼쳤다.

최근 미국과 스위스의 중소형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의 파산 사태처럼 부동산PF 채무보증 규모가 크게 늘어난 증권사에게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SVB 파산 사태의 경우 미국 국채 비중을 과도하게 늘렸지만 재무상태 강화를 위해 매도가능증권을 매각하며 18억달러 손실을 불러일으킨 게 시발점이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잔존한 거시경제(매크로)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증권업종의 기초여건(펀더멘털)의 빠른 회복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며 “당분간 핵심 영업지표들의 바닥 다지기 국면은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트레이딩 수익 이외 유의미한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울뿐더러 투자자산의 가치 하락에 따른 충당금 적립 우려는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권사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시장금리 반락과 우호적인 채권운용 환경이 이어지고 시장 여건도 개선되면서 위험자산으로 우호적인 자금흐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운용이익, 수수료이익 등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 실적 흐름 또한 긍정적일 전망”이라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