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0대 전자업체, 일본 수출규제에도 실적 증가
국내 100대 전자업체, 일본 수출규제에도 실적 증가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3.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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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O연구소, 국내 5대 그룹 일본 법인 현황 및 일본 수출규제 이후 경영 실적 비교
국내 100대 전자업체 실적변동 추이.[이미지=CXO연구소]
국내 100대 전자업체 실적변동 추이.[이미지=CXO연구소]

한국 전자산업이 4년 전 일본 수출규제에도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전자 업체 상위 100곳의 영업이익은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6일 ‘2019년 일본 수출규제가 국내 전자 업체 경영 실적에 미친 영향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CXO연구소는 이 보고서를 통해 “지난 2019년 7월부터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강행한 반도체 필수 품목 등의 수출규제에 따른 여파는 되레 국내 전자 산업의 경쟁력을 서둘러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전자 업종에 있는 상위 100곳의 지난 2019년 매출 규모는 271조3460억원 수준이다. 이후 일본의 수출규제가 이어진 다음 해인 2020년 288조3588억원으로  6.3% 늘었다. 또 2021년에는 352조5448억원으로 22.3% 증가했다.

당초 일본이 수출규제를 단행하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전자 업체에 일정 부분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로 움직였던 셈이다.

구체적으로 국내 매출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2019년 154조원 수준이던 매출보다 2020년(166조 원)과 2021년(199조 원)에 더 높아졌다.

SK하이닉스도 2019년 25조원→2020년 30조원→2021년 41조원으로 매년 매출을 끌어올렸다.

영업이익도 눈에 띄게 상승했다. 100대 전자 업체의 지난 2019년 영업이익 규모는 16조9392억원 수준에서 2020년 28조1131억원, 2021년 50조2011억원으로 증가했다.

국내에 진출해 있는 일본 회사들도 호실적을 올렸다.

한국에 5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 33개 일본 기업의 경영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조사 대상 33곳의 2019년 대비 2021년 매출은 13.1% 올랐고 영업이익은 48.5% 증가했다.

국내서 활약하는 일본 기업 중에서는 전라북도 익산시에 소재한 동우화인켐은 지난 2021년 매출이 2조599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과 2020년에는 각각 2조5114억원, 2조5267억원으로 2년 연속 매출 증가세를 이어갔다. 소니코리아의 매출도 2019년 1조4331억원에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조5335억원, 1조6519억원으로 높아졌다. 또 광주광역시에 법인을 두고 있는 한국알프스도 2019년 7037억원, 2020년 8692억원이었는데 2021년에는 1조2492억원으로 한국에서 1조원대 매출을 올리는 회사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우리나라를 상대로 수출규제를 단행한 일본의 경제 압박 전략은 사실상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비대면 사업을 앞당긴 것처럼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해 한국 기업들은 경쟁 비교 우위에서 상당한 자신감을 얻음과 동시에 소재·부품·장비 업종에 있는 소부장 산업의 경쟁력을 더 빨리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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