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새판짜기⑯] 복귀하는 서정진…셀트리온, '퀀텀점프' 정조준
[유통 새판짜기⑯] 복귀하는 서정진…셀트리온, '퀀텀점프' 정조준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03.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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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주총 안건 상정, 재등판 기정사실…"미래성장발판 마련 도움"
바이오시밀러 라인업 강화…ADC·이중항체 파이프라인 확보 속도

올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 금리인상 지속으로 국내외 소비가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부자재 가격인상 여파로 기업 생산비용 부담도 커지면서 올해 유통업계 전반으로 ‘저성장 위기’가 예견된다. 그럼에도 유통 기업들은 위기 속 기회를 발굴하고자 사업다각화, 미래 먹거리 발굴, 글로벌 시장 개척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국내 유통 업황별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어떻게 ‘새 판’을 짜고 ‘위기 대응’에 나설지 전망해본다. <편집자 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과 셀트리온그룹 본사 전경.[사진=셀트리온그룹, 그래픽=장유리 기자]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과 셀트리온그룹 본사 전경.[사진=셀트리온그룹, 그래픽=장유리 기자]

셀트리온그룹이 글로벌에서 보폭을 넓히며 우리나라의 제약바이오 주권 확립을 이끌고 있다. 올해는 특히 서정진 명예회장 복귀와 함께 미국 현지 직접판매(직판)에 드라이브를 거는 만큼 점유율 상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그룹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항체신약 연구개발 회사로 거듭날 방침이다.

◇사상 최대 매출…램시마 끌고 트룩시마·허쥬마 밀고

7일 업계에 따르면, 그룹 주력 사업회사인 셀트리온은 지난해 2조283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20.6% 증가하며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IV(정맥주사)’ 선전 효과다. 램시마IV는 유럽에서 55%의 시장점유율로 인플릭시맙 오리지널의약품을 비롯한 경쟁 제품을 압도했다. 미국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중 1위다. ‘램시마SC(피하주사)’의 유럽 내 처방이 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서는 올해 말 신약으로 허가 획득이 기대된다.

항암제인 ‘트룩시마’와 ‘허쥬마’도 미국·유럽에서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트룩시마는 미국과 유럽 리툭시맙 시장에서 각각 23%와 2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허쥬마는 미국과 유럽 트라스투주맙 시장에서 각각 2%와 23%의 점유율을 보였다. 두 제품 모두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 중 1위다.

이외 항암제 ‘베그젤마’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유플라이마’도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유럽에는 이미 출시됐으며 미국에서는 각각 올해 1분기와 7월 론칭이 예상된다.

◇서 명예회장 '컴백' 임박…북미시장 영향력 제고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미국 현지에 직(直)진출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그간 유럽에서 얻은 성과를 토대로 북미까지 직판 영토를 확장해 기존 제품은 물론 후속 제품들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미국 의약품 유통 라이선스를 보유한 셀트리온USA를 인수한 후 분야별 전문가 영입 등으로 조직을 강화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마케팅·제품력·가격 시너지로 매출 성장과 이익률 개선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궁극적으로 매년 1개 이상의 제품을 출시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시장 영향력을 키운다는 포부다.

유럽장질환학회(UEGW) 내 셀트리온헬스케어 부스에서 진행된 세미나 현장.[사진=셀트리온그룹]
유럽장질환학회(UEGW) 내 셀트리온헬스케어 부스에서 진행된 세미나 현장.[사진=셀트리온그룹]

이런 가운데 2021년 3월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던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복귀할 전망이다.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는 최근 이사회를 개최해 서정진 명예회장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 추천 안건을 의결했다. 최종 확정 여부는 28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정해진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서 명예회장의 빠른 판단과 의사 결정이 절실히 필요해 이번 이사회에서 일시 경영 복귀를 추진했다”며 “선임안 확정 시 서 명예회장 특유의 리더십이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상황을 극복하고 나아가 위기를 기회로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연구 역량 충분…파이프라인 다양, 신규임상 기대

셀트리온그룹은 총 19만리터(ℓ)에 달하는 바이오시밀러·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2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또 2024년 12월 상업생산을 목표로 2740억원을 투자해 6만ℓ 규모의 3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3공장 가동 시 셀트리온그룹의 생산능력은 총 25만ℓ로 늘어난다. 여기에 셀트리온그룹은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도 마련했다. 이달부터 밸리데이션(특정한 공정·방법·기계설비·시스템이 미리 설정돼 있는 판정기준에 맞는 결과를 일관되게 도출한다는 것을 검증하고 이를 문서화하는 것) 중이다. 본격 가동 시 집결된 전문인력들이 바이오시밀러·의약품의 비임상(동물실험) 단계까지 담당하게 된다.

셀트리온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 연구를 하고 있다.[사진=셀트리온그룹]
셀트리온 연구원이 바이오의약품 연구를 하고 있다.[사진=셀트리온그룹]

셀트리온그룹은 바이오시밀러 강자를 넘어 신약개발 회사로의 도약을 정조준했다. 우선 셀트리온은 주요 바이오시밀러의 연내 허가신청(BLA)을 준비한다. 셀트리온이 현재 임상 3상을 완료했거나 진행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은 △황반변성 치료제 ‘CT-P42(오리지널: 아일리아)’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T-P43(오리지널: 스텔라라)’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CT-P47(오리지널: 악템라)’ △천식·두드러기 치료제 ‘CT-P39(오리지널: 졸레어)’ △골다공증 치료제 ‘CT-P41(오리지널: 프롤리아)’ 등 5가지다. 셀트리온은 이와 함께 인터루킨 억제제, LDL-C(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 억제제 등 올해 2개 제품의 신규임상을 개시할 예정이다.

특히 셀트리온은 ADC(항체약물접합체), 이중항체 영역에서의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해 자체 연구는 물론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등을 진행한다. 이 회사는 앞서 지난해 10월 국내 바이오텍 피노바이오와 ADC 링커-페이로드 플랫폼 기술실시 옵션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또 미래에셋그룹과 펀드를 조성해 영국 익수다 테라퓨티스에 지분을 투자했다. 셀트리온은 미국 바이오텍 에이비프로와 이중항체 치료제 공동개발에도 나섰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신규 바이오시밀러 제품 출시, 바이오시밀러 제형·디바이스 차별화, 바이오신약 개발 등으로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기획 열일곱 번째 기업으로 농심을 살펴볼 예정이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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