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잇단 '매파' 발언…"금리인상 더 높고 길게"
美 연준 잇단 '매파' 발언…"금리인상 더 높고 길게"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02.0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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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상승 완화에도 부족 판단…5%대 기준금리 제시
미국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당국자들이 잇단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시장 예상보다 금리를 더 인상하고, 오래 유지해야 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고용시장 활성화에 따른 임금 상승과 서비스 가격 상승을 우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이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도 매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해 “고용시장이 매우 강해 5.0~5.25% 수준의 기준금리가 합리적”이라는 견해를 밝히며 “인플레이션 전망에는 많은 불확실성이 있고 특정 이유로 더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 가격이 지속 상승한다면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할 수 있겠지만 현재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이 최선”이라며 “올해 정점 금리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연준은 필요한 모든 것을 얻기 위해 더 작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계속되는 인플레이션 압력은 부분적으로 매우 타이트한 노동시장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임금 상승은 다소 완화됐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현재 미국 경제는 높은 금리에 잘 적응하고 있지만 더 오랫동안 더 높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의 발언은 앞서 파월 의장이 지난 1일 상품 가격 측면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 전날 연설에서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 입장과 같은 맥락이다.

전날 미국 내 노동시장이 견고한 모습에 우려를 나타냈던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도 “금리인상이 지금까지 노동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며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하겠지만 얼마나 더 많이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고 언급했다.

이어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대로 돌아가기에는 현재 임금 상승이 너무 뜨겁다. 3%가량의 임금 상승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준 당국자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진 가운데 리사 쿡 연준 이사는 비둘기파(통화긴축 완화)적 발언으로 제동을 걸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실업률이 크게 증가하지 않고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며 “앞으로 실업률 경로가 최근 연준의 예측보다 낮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리인상의 경우 더 작은 단계로 움직이는 것이 적절하고 강력한 노동시장과 완만한 임금, 물가 조합이 연착륙에 대한 희망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