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노협, 노조추천이사제 재도전…임경종 후보 추천
KB금융 노협, 노조추천이사제 재도전…임경종 후보 추천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3.01.3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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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번째 사외이사 추천 주주제안…'관치·낙하산' 방지 정관 개정 추진
(사진=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
(사진=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이하 노협)는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다시 추진한다. 노협은 또 관치금융을 막고 낙하산 인사를 방지하기 위한 정관 개정도 사측에 요구했다.

KB금융 노협은 30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경종 전 한국수출입은행 인니금융 대표를 새 사외이사로 선임하기 위한 주주제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KB금융 노협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노협은 지난 2017년부터 매년 노조 추천 또는 우리사주조합 추천 형태로 사외이사 후보를 내세웠으나, 주주 반대 등으로 실패해 왔다.

그 결과 전문성과 상관 없이 경영진의 입맛에 맞는 사외이사가 선출돼 해외투자 실패 등 갖가지 부작용이 뒤따르고 있다는 것이 노협 측의 설명이다.

노협은 대표적인 사례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KB부코핀은행을 제시했다.  

KB금융은 2018년 부코핀은행 인수 후 매년 유상증자를 통해 총 2조원을 쏟아부으며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적자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노협은 부코핀은행의 손실이 확대되는 동안 KB금융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류제강 KB금융 노협위원장은 “부코핀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손실 규모는 6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역대 최대의 투자 실패로 기록될 부코핀은행의 리스크 관리와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인도네시아 현지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협이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한 임경종 전 대표는 6년 이상의 인도네시아 현지 근무 경력을 포함해 33년간 수출입은행에서 근무하며 해외사업과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류 위원장은 “임 후보는 은행업 전반에 대한 이해가 높고 충분한 실무경험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라며 “해외사업부문 정상화를 위해 부코핀은행에 대한 리스크를 적절히 관리하고 현지 영업력 확대가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적의 후보자”라고 설명했다.

KB금융 노협의 이같은 움직임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조에서 추천한 인사가 이사회 등 회사경영에 참여해 발언권과 의결권을 행사하는 제도다.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해 기업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경영진과 함께 결정하는 ‘노동이사제’의 이전 단계로 평가된다.

노조추천이사제는 노동자가 경영진의 독단을 견제·감시하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노조의 과도한 경영 참여 문제 등 부작용이 나타날 우려가 있어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한편 KB금융 노협은 이날 관치금융과 낙하산 논란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정관 개정도 주주제안을 통해 추진하기로 했다. ‘공직자 윤리법’을 준용해 최근 5년 이내에 정부부처, 국회, 정당 등에서 상시 종사한 기간이 1년 이상인 자는 3년 동안 대표이사 선임을 금지하자는 제안이다.

류 위원장은 “이번 주주제안은 2만여 임직원 대표로서 KB금융 해외사업 부문 취약점을 보완하는 한편 정권의 입김에 휘둘리지 않고 오직 주주와 금융소비자를 위해 복무하는 올바른 금융회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