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해임 논란', 尹대통령께 깊이 사과… 내 불찰"
나경원 "'해임 논란', 尹대통령께 깊이 사과… 내 불찰"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01.20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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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부담 따른 사과 표명… '불출마' 아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출마를 고심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이 지난 19일 서울 자택으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20일 "나에 대한 해임 결정이 대통령님 본의가 아닐 거라 말한 건 내 불찰"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나 전 의원은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관련 논란으로 대통령님께 누(累)가 된 점, 윤석열 대통령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당원 여러분께도 걱정을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성공적인 윤석열 정부와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의힘이 되는 그 길을, 당원동지 여러분과 늘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나 전 의원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것이 곧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뜻하진 않으며, 출마 의지는 여전히 지닌 상태다.

이번 전당대회가 '당원투표 100%'로 치러지는 만큼, 사과를 통해 윤 대통령과의 결자해지에 나서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당 대표 출마설이 불거진 이후 윤 대통령·대통령실과 마찰을 빚었다.

대통령실은 나 전 의원이 언급한 헝가리식 제도를 본 뜬 '출산 시 대출금 탕감'에 대해 브리핑을 열고 이례적으로 실명을 거론하며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 정책과는 무관하다"며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선 그었다.

이후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내려놓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사표 수리가 아닌 사실상 경질 형태인 '해임'을 재가하며 대치 전선이 형성됐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나 전 의원의 당대표 출마에 대해 불쾌함을 드러냈단 시각이 우세했다.

나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대통령께서 해임 결정을 내리기까지 내 부족도 있었겠지만 전달과정의 왜곡도 있었다고 본다"며 "해임이 대통령의 본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대통령을 에워싸서 눈과 귀를 가리는 여당 지도부는, 결국 대통령과 대통령 지지 세력을 서로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부언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를 직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의 해임은 윤 대통령의 정확한 진상 파악에 따른 결정"이라면서 "국익을 위해 분초를 아껴가며 경제외교에 나선 대통령께서 나 전 의원의 그간 처신을 어떻게 생각하실 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받아쳤다.

대통령실과 대립각에 나 전 대표는 다시 잠행에 돌입했고, 잠행 2일만에 사과를 표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