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 대우건설 인수 검토중”
“STX, 대우건설 인수 검토중”
  • 박민호 기자
  • 승인 2010.02.1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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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측 “사업 시너지 효과 위해…확정된 것 아니다”
STX그룹이 대우건설 인수를 검토 중인 가운데 대우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미묘한 온도차를 보여 향후 인수 추진 과정이 주목된다.

STX는 17일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 “인수를 검토 중이지만 인수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STX는 최근 아프리카·중동 등지에서 여러 차례 건설 및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건설사 인수를 검토하던 중 매물로 나와 있는 대우건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STX그룹 관계자는 “대우건설을 인수하면 해외 비즈니스의 경우 건설 및 플랜트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대우건설 인수자로 STX그룹이 나쁘지 않은 파트너다.

지난해 말 대우건설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동국제강에 비해 자산규모도 큰 편이고, 과거 조선 및 해운업 분야를 인수해 사업을 성공적으로 키운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해 대우건설 매각을 추진했던 금호 측이 워크아웃 등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한 현 상황에서 STX가 대우건설 인수에 나서준다면 더 없는 호재다.

그러나 양측은 대우건설 인수와 관련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STX의 대우건설 인수설은 오래 전부터 나왔던 얘기”라며 “지난해 동국제강 인수설이 나왔을 때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 있는 기업들 중 STX도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대우건설 매각과 관련해 STX와 어떠한 접촉도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러나 STX관계자는 “한달 전쯤에 산업은행 측으로부터 대우건설 인수에 관한 제의가 있었던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인수 추진 일정 및 방식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산업은행은 매각 방식과 관련, PEF(사모펀드)를 구성해 금호그룹이 보유중인 대우건설 지분을 포함해 50%+1주를 매각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PEF에 재무적투자자(FI)들 외에 전략적투자자(SI)들을 참여시켜 전략적 투자자에게 경영을 맡긴 뒤 향후 SI에 대우건설을 매각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STX는 산업은행이 구상 중인 PEF에 SI로 참여한 후 경영권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산업은행 관계자는 “FI들과 협상을 마무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아직 FI와 협상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50%+1주 방식으로 매각할 지, 전략적투자자로 STX를 참여시킬지 등을 논의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FI와 SI 참여자 및 인수 금액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