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자녀를 사랑하는 당신에게 건네는 건강한 레시피
[독자투고] 자녀를 사랑하는 당신에게 건네는 건강한 레시피
  • 신아일보
  • 승인 2023.01.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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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영 오산시의원
송진영 오산시의원
송진영 오산시의원

한때 전문상담교사로 초등학교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1학년에 입학한 아이 중 각반 교실에 제대로 앉아있지 못하고 교실을 돌아다니는 것을 넘어 교실 밖으로 나가 담임 선생님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하는 녀석들이 꼭 한두 명씩 있었다. 

그럼 그 친구들은 반 친구들을 돌보아야 하는 담임 선생님을 대신해 상담교사인 나와 교장과 교감 선생님의 몫이 되었다. 

수업을 방해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그때 나는 담임교사와 협업하여 학부모 상담을 실시한다. 학교를 방문하여 상담에 임하던 학부모님의 말씀이 교사 생활을 마친지 십수 년이 되어 가는 지금도 답답함으로 잊히지 않고 기억에 남는다.

“선생님 우리 아이는 집하고 학원에서는 너무나 잘하는데 왜 학교에만 오면 이렇게 문제가 많아지는 걸까요...”

그 말을 들은 나와 담임 선생님은 그 엄마와 더 이상 대화하지 않았다. 교사를 불신하고 모든 탓을 교사에서 돌리려는 모습에 더 이상 대화가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것을 직감했기 때문이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정직하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하려고 노력하면 방법이 보이고 그것을 뒤로 감추고 숨기려 할 때 핑곗거리를 찾기 마련이다. 

자기방어와 핑곗거리에 매몰되어 문제를 직시하지 못할 때 그야말로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부모의 양육방식에 따라 자녀의 행동 양식과 인격이 결정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 부모가 되어야 할까,

첫째, 기다림의 미학이 요구된다. 자녀는 우리의 생각만큼 행동하지 못한다. 어른의 눈높이에서 자녀의 행동을 바라보면 답답하고 한심스럽게 느껴지기까지 할 때가 있다. 조금 늦더라도 내 생각대로 빠르게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기다려 줄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자 작은 일에도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고 한 걸음씩 제자리를 찾아갈 때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을 보내준다면 자신이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행동에 대해 스스로 체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둘째, 부모는 산이 되어 주어야 한다. 조언하기보다 묵묵히 지지하고 격려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자녀 상담을 받으러 온 내담자에게 하루 동안 자신이 자녀에게 하는 말들을 적어보는 과제를 내어 주곤 했다. 그들이 적어온 말들은 단 하나도 고쳐지지 않는 습관에 대한 잔소리와 핀잔의 단어들 일색이었다. 나는 자녀와 어떤 관계를 갖고 살아가고 있는지 하루 동안 자기 말과 행동에 대해 정리하며 자기 모습을 돌아볼 수 있기를 바란다. 반복되는 잔소리는 잔소리일 뿐 자녀의 귀를 닫게 만들고 단절을 가져온다. 일주일 중 단 하루나 이틀이라도 침묵을 연습하고 따뜻한 눈 맞춤을 연습해 보자... 당신이 침묵하며 따뜻한 시선을 보낼 때 비로소 자녀는 마음의 문을 열게 될 것이다.   

셋째, 자녀에게 모든 것을 올인하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자녀를 양육하다 보면 숨을 참아야 할 때가 많다. 억지로 참아야 하는 숨은 언젠가 과부하가 걸리고 폭발하게 된다. 모든 것을 자녀에게 맞추게 되면 그것에 대한 보상을 바라게 된다. 자신의 시간을 가져보자 자녀가 원하지 않은 과도한 집착에서 내가 원하는 것을 바라보며 조금은 이기적인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다. 나의 숨통이 트일 때 자녀에 대해 관대함과 양육에 대한 여유를 갖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다. 부부 중심의 화목하고 건전한 가정에서 자란 자녀는 자존감이 높다. 특히 아버지의 자존감은 자녀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사회성이 풍부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와 더불어 자기 효능감도 높다. 가정의 중심은 부부가 되어야 한다. 자녀는 부부의 협동과 일치된 양육 환경 속에서 안정감과 이타성을 배운다. 안정되고 신뢰감 있는 사랑하는 부부관계로부터 양육은 시작된다.

상대의 뒷모습이 보일 때 비로소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된다고 한다. 나는 내 가족들의 뒷모습을 얼마나 바라보았을까. 
교사와 학부모의 신뢰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교권마저 추락의 끝이 보이지 않는 불안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실 속에 지금쯤 고등학생이 되었을 아련한 추억 속의 그때 아이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그 시절 아이들의 모습이 아련하게 떠오른다.

/송진영 오산시의원 

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