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금리인상 기조 유지…물가 고공행진 이유
한은, 금리인상 기조 유지…물가 고공행진 이유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2.12.08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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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긴축 통화정책 장기화 시 국내 외화자금조달 부정적"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왼쪽부터) 최창호 조사총괄팀장, 이상형 부총재보,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우신욱 정책협력팀장이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12월)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왼쪽부터) 최창호 조사총괄팀장, 이상형 부총재보, 홍경식 통화정책국장, 우신욱 정책협력팀장이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2년 12월)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은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내 경제성장률은 하락세지만 높은 수준의 물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국내 외화자금조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도 배경으로 지목된다.

8일 한국은행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공개했다.

한은은 우선 국내경제에 대해 민간소비의 양호한 회복에 힘입어 잠재수준을 상회하는 성장세를 보였으나, 최근 들어 수출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하며 성장 모멘텀이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영향이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경기 하락세라는 대외수요 위축이 우리 경제 수출과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대내적으로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상승 영향이 가시화된 가운데 높은 가계 부채 수준과 주택 시장 부진 등이 경기 하방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한은은 내다봤다.

한은은 국내 경제 성장률은 낮아지겠지만 물가는 목표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5% 수준의 높은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자료=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자료=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아울러 한은은 미 연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 지속에 따른 금융·외환 시장 파급 영향도 주목했다.

미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가 현재 4% 중에서 5% 중반까지 점쳐지는 가운데, 예상치를 웃돌거나 긴축이 오랜 기간 계속되면 금리 상승과 함께 달러화 강세 현상이 재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시장의 위험회피심리도 강화되면서 주가·신용물·신흥국 통화 등 위험자산 전반이 약세를 보일 것으로 한은은 관측했다.

또 한은은 연준의 긴축이 시장 예측보다 조기 종료하는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금융여건이 완화하겠지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동반 확산하면 이 역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미 달러화 유동성 축소도 신흥국에 대해서도 자금 유입은 줄이고, 유출은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현재까지는 은행과 비은행 부문을 통한 국내로의 자금 유입은 지속되고 있어 글로벌 미 달러화 유동성 축소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앞으로 미 연준의 양적 긴축 지속과 함께 글로벌 미 달러화 유동성 축소가 본격화하면서 국내 외화자금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 있음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