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이후 취약계층 주거비 부담↑…자산 격차 완화 필요"
"팬데믹 이후 취약계층 주거비 부담↑…자산 격차 완화 필요"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12.07 16: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외 전문가, 주택도시금융포럼서 정책 논의
인플레이션·시장 변화 따른 주택 구매력 약화
저소득·청년층 대상 주택 마련 기회 제공 요구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9회 국제주택도시금융포럼'. (사진=남정호 기자)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제9회 국제주택도시금융포럼'이 열렸다. (사진=남정호 기자)

최근 팬데믹과 인플레이션, 시장 변화에 따라 취약 계층의 주거비 부담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계층·세대 간 자산 격차 완화를 위해 저소득·청년층 주택 마련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HUG(주택도시보증공사)는 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제9회 국제주택도시금융포럼'을 열었다.

'변화의 시대, 주택도시금융의 방향과 역할'을 주제로 한 이날 포럼에서는 최근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 속에서 전 세계적인 금융 시장 변동성과 주택·도시 환경 변화, 이에 따른 정책 방향이 논의됐다.

'팬데믹 이후 주택도시환경의 변화와 시사점'에 대해 주제 발표한 로미나 보아리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WISE Centre 소장은 주택·도시 정책에서 복지에 대한 접근 방식에 △재초점(Refocus) △재설계(Redesign) △재정렬(Realign) △재연결(Reconnect) 등 4R을 적용할 것을 제안했다.

로미나 소장에 따르면 팬데믹 시기 과밀 주택 거주자들은 감염 위험이 더 높았고 모든 사람이 정신 건강 위험에 직면했다. 전반적인 집값 상승과 임대료 상승으로 주택구매력이 약화하면서 많은 사람이 주택비용 지불 어려움도 겪었다. 특히 취약한 가정 재정은 더욱 과도한 부담을 받았다. 통계를 보면 지난 2020년 OECD 국가 내 저소득층 약 5가구 중 1가구는 소득의 40% 이상을 주거비에 썼다. 

로미나 소장은 "열악한 주거 환경은 팬데믹 동안 사람들의 복지를 더 큰 위험에 빠뜨렸다"며 "최근에는 팬데믹과 인플레이션, 에너지 시장 변화 모두가 주택 부문에 대한 복잡성을 악화시키고 있어 대부분 정책 개입이 여러 차원에 걸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9회 국제주택도시금융포럼'. (사진=남정호 기자)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9회 국제주택도시금융포럼'. (사진=남정호 기자)

민성훈 수원대학교 도시부동산학과 교수는 '기관투자자의 전략적 자산 배분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목표 간 불일치'를 주제로 주택·도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ESG 지수와 표준화된 ESG 등급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 교수는 "ESG 투자 목표는 SDG(지속가능 개발목표) 등 글로벌 목표에 따라 하향식 접근 방식으로 제시된다"며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수행하기에 ESG 지수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투자 대상과 자산 배분이 일치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일치시키려면 자본시장이 다양한 ESG 지수와 표준화된 ESG 등급을 개발해야 한다"며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금융당국이 민간대체투자에 ESG 공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도웰 마이어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교수는 세대별 자산 격차 완화를 위한 정책 지원 방안을 언급했다. 

도웰 교수는 "인구 고령화는 제한된 주택 공급과 맞물려 경쟁을 통해 가격을 상승시킨다"며 "주택 소유의 불균형은 위험하며 젊은 가구가 첫 주택 구매자가 되도록 지원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챙 킷 탕 싱가포르 난양공과대 교수는 싱가포르와 한국, 영국 사례를 통해 청년층 주택 마련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주택금융정책을 소개했다. 

그는 "주택에서 얻는 자본 이득은 부를 축적하는 가장 중요한 경로 중 하나지만 전 세계적 많은 도시에서 엄청난 주택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젊은 세대들이 주택 시장에서 멀어지게 됐다"며 "세대 간 부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구매 가능한 주택 수를 늘려 젊은이들이 주택 소유자가 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