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금보험 사고파는 국내 첫 매매 플랫폼 '인슈딜' 출범
[단독] 연금보험 사고파는 국내 첫 매매 플랫폼 '인슈딜' 출범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12.0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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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자·수요자·보험사 모두 윈윈…이남수 대표 "연금시장 활성화 목표"
(이미지=인슈딜)
(이미지=인슈딜)

연금보험을 채권처럼 거래할 수 있는 매매 플랫폼이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고령화 등 구조적 사회변화와 공적연금 한계 극복을 위한 사적연금의 중요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연금보험 매매 플랫폼이 시장에서 게임체인저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5일 신아일보 취재 결과 혁신금융 스타트업 '인슈딜'은 '연금보험 매매 플랫폼' 서버 구축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서비스 제공에 나선다.

인슈딜이 개발한 플랫폼에선 연금보험을 해지하려는 계약자(매도인)와 보험 계약을 승계하려는 수요자(매수인)가 연결돼 연금보험을 사고팔 수 있다.

매도인은 계약 해지로 인한 손해를 피할 수 있고, 매수인은 보험 가치보다 저렴한 가격에 상품을 인수할 수 있다.

인슈딜은 연금보험 매매가 활성화되면 보험업계의 고질적인 '계약 해지'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연금보험 매매 전환이 연금 보험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노인 빈곤율 1위…연금 판매 지속 줄어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자료=한국경제연구원)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가 본격화하고 고령화에 따른 노후 준비 중요성은 커지고 있지만 노후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인 연금 상품 판매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 빈곤율(2020년 기준)은 40.4%로 OECD 37개국 중 1위다. 다만 연금 상품 신계약 건수는 2013년 140만1636건에서 2020년 36만7483건으로 26% 수준으로 줄었다.

인슈딜은 연금보험의 계약 해지를 원하는 계약자와 연금보험 신규 가입을 원하는 수요자를 연결한다.

해지가 아닌 매매로 전환하는 셈이다.

실제 상법 제733조 1항에선 보험계약자는 보험수익자를 지정 또는 변경할 권리가 있음을 명시했다. 또 보험 표준약관 제20조를 통해 계약자는 회사의 승낙을 얻어 계약자 변경이 보장된다.
  
계약자로선 중도해지에 대한 해약손실금 부담에서 벗어나 투자금에 대한 미래가치를 현재 기준으로 산출한 프리미엄 금액으로 해지환급액에 더해 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일정 기간을 채우지 못한 채 연금보험을 해약하면 원금에서 수수료를 뺀 금액이 환급되지만 인슈딜 플랫폼은 원금에서 수수료를 뺀 금액에 프리미엄을 더해 그만큼 높은 가치로 팔 수 있다.

또 보험을 인수하는 수요자는 연금보험 가입에 가장 높은 부담인 사업비가 충분히 상각돼 낮아진 가격으로 연금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해약 대신 매매가 활성화하면 연금보험 유지율을 높여 자산을 안정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

계약자와 수요자, 보험사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해지 대신 매매 전환하면 해지 과정에서 있을 손해에 대한 불만을 낮추는 등 보험 산업 전반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보험사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유지율을 통한 미래 예측성 확보로 자산운용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인슈딜 플랫폼은 연금보험 매매 전환과 함께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에 대한 통합분석도 제공한다. 

연금보험 분석은 '미래 시뮬레이션 분석'과 '가치 분석'으로 나뉜다. 

미래 시뮬레이션 분석은 보험증권에서 추출한 정보(고객 및 상품정보)를 기반으로 외부의 다양한 데이터(기준금리, 공시이율, 세법, 경험생명표 등)와 결합해 분석이 이뤄진다.

가치분석은 투자가치(매매 가치와 동일)로 동일한 금액을 현재 유통되는 모든 연금보험과 대체할 수 있는 여러 안전자산에 투자했을 경우와 대비해 상대적인 수익률을 측정한다. 

◇금융당국 "인슈딜 사업 타당성·참신성 인정"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2 포스터. (이미지=한국핀테크지원센터)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2 포스터. (이미지=한국핀테크지원센터)

이남수 인슈딜 대표는 "국내 연금보험은 320조원의 운용 규모를 갖고 있지만 세계 가장 빠른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금보험 가입률은 16%로 주요 선진국 대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연금 자산 설계 어려움과 보험 한계로 인식됐던 높은 사업비 그리고 유동화하기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고 짚었다.

이어 "인슈딜은 연금보험 매매를 시작으로 연금 자산의 설계를 지원하며 연금시장을 크게 활성화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복잡한 상품 구조 등 불완전판매를 대비하기 위해 보험사에서만 이뤄지던 기존 가입 방식에서 나아가 플랫폼을 통한 연금보험 가입에 대한 신뢰도 제고는 풀어야 할 숙제로 지목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슈딜의 아이디어는 사업 이전 타당성과 참신성을 인정받은 부분"이라며 "보험계약을 유지하기 어려워 계약상 권리 의무를 제3자에게 양도하는 것은 보험사의 승낙을 얻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인슈딜은 지난 6월 우리금융그룹의 스타트업 협력 프로그램 '디노랩(DINNOlab)' 3기 스타트업에 선발됐다.

9월에는 금융위원회(금융위)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공동으로 주최한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2' IR 경진대회에 성장 잠재력을 지닌 핀테크 기업으로 소개됐다.

앞서 인슈딜은 지난해 11월에는 금융위가 주최하고 한국핀테크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제4회 핀테크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191개 아이디어 중 대상을 받았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