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 '숨 고르기'…연 3.00%→3.25%
[종합] 한은, 기준금리 0.25%p 인상 '숨 고르기'…연 3.00%→3.25%
  • 배태호 기자
  • 승인 2022.11.2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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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총재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 이어 나갈 필요 있어"
(사진=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숨 고르기를 한 모양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둔화할 조짐이 점쳐지고 있다. 

한은은 이와 함께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과 같은 2.6%로 제시했다. 다만, 내년 성장률은 하향 조정한 1.7%로 예상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4일 오전 통화정책 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의 올해 기준금리는 3.00%에서 3.25%로 오르며 마무리 하게 됐다.

한은은 지난 4월과 5월, 7월과 8월에 이어 10월과 11월까지 기준금리를 연속 올리면서 사상 처음으로 여섯 차례 인상이라는 기록을 썼다.

한은이 연이어 금리를 올린 배경은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7월(6.3%, 전년 동기대비) 정점을 찍은 뒤 8월(5.7%)과 9월(5.6%) 하락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보다 5.7% 오르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을 전망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 7월(4.7%) 역대 최대치를 찍은 뒤 5개월 연속 4%대 높은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물론 기대인플레이션율 역시 한은의 물가 관리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상황인 만큼 기준금리 인상은 당연한 수순이다. 

다만, 한은은 이날 베이비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p 인상)을 밟으면서 숨 고르기를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 금통위는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높은 인플레이션과 한미 간 금리 역전을 고려해 지난 7월과 10월 두 차례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p 인상)을 밟았다.

여기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이어 크게 오르면서 한미 금리차 역전 현상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하고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경제침체 우려도 확대하면서 미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전망은 커지고 있다. 한은 역시 한숨 쉬어간 배경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3.25%로 올라서면서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는 일단 좁혀졌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현재 3.75~4.00% 수준으로 한국 기준금리와 최대 1.00%p까지 벌어졌지만, 이번 금통위의 금리 인상 결정으로 격차는 다시 0.50~0.75%p로 줄었다. 

다만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음 달 한번 남아있고, 이때 0.50%p 인상에 무게가 실리는 만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연말에 1.00%~1.25%p까지 벌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내년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대로 낮춰 잡았다. 또,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대 중반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 발표와 같은 2.6%로 동일하게 제시했다. 하지만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0.4%p 낮춘 1.7%로 하향 조정했다. 

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8월 전망치(5.2%)를 소폭 하회하는 5.1%로 수정 전망했고, 내년 전망치 역시 8월(3.7%)보다 0.1%p 낮아진 3.6%로 낮춰 제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 둔화 정도가 8월 전망치에 비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환 부문의 리스크가 완화되고 단기금융시장이 위축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금통위는) 0.25%p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2%)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신아일보] 배태호 기자

bth7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