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식 회장 "100년 기업 퀀텀점프, 비농업 확장"
농기계 한우물만 판 대동그룹 김준식 회장이 연간 14만5000대의 스마트 모빌리티를 생산할 수 있는 ‘S-팩토리’를 완공했다. 그룹의 모빌리티 신사업을 전담하는 대동모빌리티는 S-팩토리에서 우선 골프카트 등 일부 모빌리티 제품 생산에 나선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주력인 전기스쿠터(E-스쿠터)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대동그룹 계열 대동모빌리티는 23일 대구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900억원을 투자, 대지면적 10만2265제곱미터(㎡, 약 3만1000평), 연면적 3만㎡(9100평) 규모의 S-팩토리 준공식을 가졌다. 대동그룹이 지난해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약 1년 만이다.
S-팩토리 준공식에는 김준식 회장, 원유현 대동 및 대동모빌리티 대표이사 등 대동그룹 임직원, 이종화 대구시 경제부시장, 여준구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원장, 송재호 KT 부사장, 이창민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 등 관계자 140여명이 참석했다.
◇농기계 이미지 탈피, 지속가능 성장 '결단'
대동모빌리티의 S-팩토리는 오너 3세인 김준식 회장이 농기계 한우물에서 벗어나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목한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팜 등 3대 신사업 추진의 일환이다. 특히 스마트 모빌리티는 대동이 그룹 차원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KT 출신의 원유현 대표가 김 회장의 지지를 얻고 대동의 사업다각화를 빠르게 주도하면서 S-팩토리가 이번에 베일을 벗게 됐다.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농기계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미래농업 리딩기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사명을 대동공업에서 ‘대동’으로 변경했다. 이어 3대 신사업을 발판 삼아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S-팩토리는 대동그룹이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 비농업 분야로 업을 확장하면서 퀀텀점프하는 도약대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며 “대동모빌리티를 생활밀착형 모빌리티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전기스쿠터' 포함, 연간 14만5000대 생산
S-팩토리는 모빌리티 양산에 최적화된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MES(제조실행시스템), 공급망 관리를 도입해 미래형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종합관제상황실이 공장 컨트롤타워로서 모빌리티 생산 전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모든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생산성과 품질 관리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생산물량에 따른 유연한 대응을 위해 전동 무인운반로봇(AGV, Automated Guided Vehicles)을 채택했다. 생산라인이 고정된 컨베이어 벨트 방식과 달리 무인운반로봇이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상황에 따라 기종 변경, 생산량 증감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또 공장 내 키오스크, 모니터로 작업자에게 작업방법, 품질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주요 공정마다 기존 조립값을 자동 세팅하고 이에 맞춰 조립을 해야 다음 단계가 진행되는 스마트 전동률도 도입해 품질 우수성을 높였다.
대동모빌리티는 S-팩토리 준공과 함께 2개의 생산라인을 가동했다. 여기서 골프카트, 중소형 콤팩트 트랙터를 우선 생산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주력인 전기스쿠터(E-스쿠터) 양산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전기스쿠터의 경우 연간 최대 3만5000대 생산이 가능하다. 2026년까지는 3개의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고 소형 전기트럭(0.5톤), 스마트 로봇체어 등 모빌리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연간 14만5000여대까지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2030년 모빌리티 매출 1조1000억 돌파
대동그룹의 모빌리티 분야는 원유현 대동 대표가 대동모빌리티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관련사업 전반을 챙기고 있다. 원 대표는 그간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모빌리티, GS글로벌, KT링커스, 카이스트 등과 잇달아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모빌리티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이번 S-팩토리 조성을 발판 삼아 모빌리티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매출 1조1000억원 이상을 모빌리티 사업에서만 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원 대표는 준공식에서 “S-팩토리 준공을 시작으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며 “대동모빌리티는 그룹의 지속 성장 가능한 핵심동력이자 고객중심기업, 마이크로모빌리티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창립 75주년을 맞은 대동그룹은 1947년 김삼만 창업주가 경상남도 진주에 세운 ‘대동공업사’를 모태로 한다. 동력 경운기, 농용 트랙터, 이앙기 등 국내 농기계 ‘최초 생산’이란 타이틀을 가지며 현재까지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또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지난해 업계 첫 매출(연결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 올 3분기 누계 매출액은 1조1367억원으로 2년 연속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0.6% 늘어난 807억원이다.
[신아일보] 대구= 박성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