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탈피' 대동, 모빌리티 시동…신공장 베일 벗다
'농기계 탈피' 대동, 모빌리티 시동…신공장 베일 벗다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11.2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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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억 투자, 대구산단 3만평 규모 'S-팩토리' 준공
김준식 회장 "100년 기업 퀀텀점프, 비농업 확장"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내부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내부 모습. [사진=박성은 기자]

농기계 한우물만 판 대동그룹 김준식 회장이 연간 14만5000대의 스마트 모빌리티를 생산할 수 있는 ‘S-팩토리’를 완공했다. 그룹의 모빌리티 신사업을 전담하는 대동모빌리티는 S-팩토리에서 우선 골프카트 등 일부 모빌리티 제품 생산에 나선다. 이어 내년 상반기 중 주력인 전기스쿠터(E-스쿠터)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대동그룹 계열 대동모빌리티는 23일 대구 국가산업단지 부지에 900억원을 투자, 대지면적 10만2265제곱미터(㎡, 약 3만1000평), 연면적 3만㎡(9100평) 규모의 S-팩토리 준공식을 가졌다. 대동그룹이 지난해 스마트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약 1년 만이다.

S-팩토리 준공식에는 김준식 회장, 원유현 대동 및 대동모빌리티 대표이사 등 대동그룹 임직원, 이종화 대구시 경제부시장, 여준구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원장, 송재호 KT 부사장, 이창민 카카오모빌리티 부사장 등 관계자 140여명이 참석했다. 

◇농기계 이미지 탈피, 지속가능 성장 '결단'

대동모빌리티의 S-팩토리는 오너 3세인 김준식 회장이 농기계 한우물에서 벗어나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목한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팜 등 3대 신사업 추진의 일환이다. 특히 스마트 모빌리티는 대동이 그룹 차원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분야다. KT 출신의 원유현 대표가 김 회장의 지지를 얻고 대동의 사업다각화를 빠르게 주도하면서 S-팩토리가 이번에 베일을 벗게 됐다. 

대동그룹 김준식 회장이 22일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대동그룹 김준식 회장이 22일 대동모빌리티 S-팩토리 준공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김 회장은 지난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농기계 기업 이미지에서 벗어나 ‘미래농업 리딩기업’의 비전을 제시하고 사명을 대동공업에서 ‘대동’으로 변경했다. 이어 3대 신사업을 발판 삼아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김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서 “S-팩토리는 대동그룹이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 비농업 분야로 업을 확장하면서 퀀텀점프하는 도약대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며 “대동모빌리티를 생활밀착형 모빌리티 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전기스쿠터' 포함, 연간 14만5000대 생산

S-팩토리는 모빌리티 양산에 최적화된 ERP(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 MES(제조실행시스템), 공급망 관리를 도입해 미래형 스마트팩토리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종합관제상황실이 공장 컨트롤타워로서 모빌리티 생산 전 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모든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생산성과 품질 관리를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생산물량에 따른 유연한 대응을 위해 전동 무인운반로봇(AGV, Automated Guided Vehicles)을 채택했다. 생산라인이 고정된 컨베이어 벨트 방식과 달리 무인운반로봇이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상황에 따라 기종 변경, 생산량 증감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또 공장 내 키오스크, 모니터로 작업자에게 작업방법, 품질관리 정보를 제공한다. 주요 공정마다 기존 조립값을 자동 세팅하고 이에 맞춰 조립을 해야 다음 단계가 진행되는 스마트 전동률도 도입해 품질 우수성을 높였다.

대동모빌리티의 주력인 E-스쿠터. 내년 상반기 중에 본격 양산된다. [사진=박성은 기자]
대동모빌리티의 주력인 E-스쿠터. 내년 상반기 중에 본격 양산된다. [사진=박성은 기자]

대동모빌리티는 S-팩토리 준공과 함께 2개의 생산라인을 가동했다. 여기서 골프카트, 중소형 콤팩트 트랙터를 우선 생산하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주력인 전기스쿠터(E-스쿠터) 양산에 본격 돌입할 계획이다. 전기스쿠터의 경우 연간 최대 3만5000대 생산이 가능하다. 2026년까지는 3개의 생산라인을 추가 증설하고 소형 전기트럭(0.5톤), 스마트 로봇체어 등 모빌리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연간 14만5000여대까지 생산능력을 구축할 계획이다. 

◇2030년 모빌리티 매출 1조1000억 돌파

대동그룹의 모빌리티 분야는 원유현 대동 대표가 대동모빌리티 대표이사를 겸직하면서 관련사업 전반을 챙기고 있다. 원 대표는 그간 LG에너지솔루션, 카카오모빌리티, GS글로벌, KT링커스, 카이스트 등과 잇달아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모빌리티 시장 진출에 공을 들여왔다. 이번 S-팩토리 조성을 발판 삼아 모빌리티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 매출 1조1000억원 이상을 모빌리티 사업에서만 벌어들이겠다는 구상이다. 

원 대표는 준공식에서 “S-팩토리 준공을 시작으로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며 “대동모빌리티는 그룹의 지속 성장 가능한 핵심동력이자 고객중심기업, 마이크로모빌리티 선도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

대동모빌리티 원유현 대표가 22일 S-팩토리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대동모빌리티 원유현 대표가 22일 S-팩토리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박성은 기자]

한편 올해 창립 75주년을 맞은 대동그룹은 1947년 김삼만 창업주가 경상남도 진주에 세운 ‘대동공업사’를 모태로 한다. 동력 경운기, 농용 트랙터, 이앙기 등 국내 농기계 ‘최초 생산’이란 타이틀을 가지며 현재까지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또 북미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면서 지난해 업계 첫 매출(연결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 올 3분기 누계 매출액은 1조1367억원으로 2년 연속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0.6% 늘어난 807억원이다.

[신아일보] 대구=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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