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당대회에도 이틀연속 포격… “9·19합의 위반”
北, 당대회에도 이틀연속 포격… “9·19합의 위반”
  • 허인 기자
  • 승인 2022.10.19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국훈련 반발 성격… 남측에 정세 격화 책임전가 가능성
합참 “국제사회 안정 해치는 행위… 한미 공조 대비 강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중국의 공산당 전국대표대회 기간 동안 ‘숨고르기’를 할 수 있다는 예측을 깨고 무차별적인 포 사격으로 이틀 연속 9·19 군사합의를 위반했다.

전문가들은 ‘호국훈련’을 빌미로 한반도 정세 경색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고 ‘9·19 군사합의’ 파기를 유도하려는 북한의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진단했다.

1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오후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9·19 군사 합의상 해상완충구역으로 포병 사격을 감행했다.

전날은 오후 10시께부터 황해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 발을, 오후 11시경부터 강원도 장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150여 발의 포병사격을 했다. 동·서해상 낙탄 지점은 '9·19 군사합의'에 따른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완충구역 이내로 확인됐다.

도발은 이날도 이어졌다. 북한은 낮 12시30분께  “포병사격은 9·19 군사합의 위반이며 즉각 도발을 중단하라”는 우리 군의 경고통신에도 황해남도 연안군 일대에서 서해상으로 100여발의 포병 사격을 했다.

이틀 연속 9·19 군사합의 위반은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지난 14일 황해도 마장동 일대와 서해 해주만 등에서 포병사격을 가하며 9·19 합의를 위반한 이후 또다시 합의에 배치되는 행동으로 도발 간격을 줄였다는 점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당 대회가 열리는 기간임에도 무력시위를 강행했다. 그동안 북한은 당 대회 기간 군사적인 부분에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며 우방국에 대한 예의를 지켜왔다.

북한이 통상적인 행동 양식을 깨고 연이어 포격을 강행하는 것은 9·19합의 파기를 노리는‘의도적인 도발’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도발의 원인으로 언급하고 있는 ‘호국훈련’과 ‘주한미군 사격’은 연례적으로 시행됐다는 점이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전날 포병사격과 관련해 “적들의 북침전쟁연습인 ‘호국22’가 광란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시기에 감행된 이번 도발 책동을 특별히 엄중시한다”고 경고했다.

북한이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남측 탓으로 돌리고 7차 핵실험 등 전략적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에 들어갔다는 진단이 나오는 이유다. 포탄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은 아니어서 중국의 입장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향후 우리가 합의를 파기할 경우 책임을 전가하고 비난을 회피하려는 의도”라며 “북한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가 아니라서 중국 당대회와는 관계가 없다면서 오히려 한미가 자신들을 자극하기 때문에 대응조치로 포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중국에 항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북한의 도발이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대비 태세를 강화했다.

합참은 “해상완충구역 내 포병사격은 명백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며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행위”라며 “군은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여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i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