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전문직 늘리는 은행권…정규직 해마다 줄어
기간제·전문직 늘리는 은행권…정규직 해마다 줄어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2.10.06 13: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대 은행, 비정규직 3년간 6485명→7227명 확대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은행권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비대면·디지털 전환에 따른 몸집 줄이기 여파로 정규직 직원 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늘어나고 있다. 다만 비정규직으로 분류되는 전문직과 퇴직자 재채용이 늘어나는 모양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 직원(임원·용역·파견 등 제외) 수는 총 7만3111명이다. 지난해 말(7만4443명) 대비 반년 새 1.8%(1332명) 줄어든 규모다.

은행 직원 수는 △2018년 말 7만7788명 △2019년 말 7만7463명 △2020년 말 7만5988명 등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정규직(무기계약직 포함) 직원 수는 2018년 말 7만1303명에서 올 상반기 말 6만5884명으로 3년여간 7.6%(5419명) 쪼그라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비정규직 근로자는 6485명에서 7227명으로 11.4%(742명) 불었다.

정규직은 줄고 비정규직이 증가하면서 전체 직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말 8.3%에서 올 상반기 말 9.9%로 확대됐다. 반면 정규직 비중은 같은 기간 91.7%에서 90.1%로 축소됐다.

시중은행의 비정규직이 증가세인 이유는 정규직에 포함되지 않는 전문 인력과 퇴직자 재채용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변호사나 회계사 등 전문 직종도 채용하는데 이들은 비정규직으로 분류된다.

최근 은행권에서 활발히 이뤄지는 퇴직자 재채용도 기간제 근로자로 분류된다. 실제 KB국민은행은 올 하반기 채용 인원 700명 가운데 300명을 퇴직직원 재채용 등으로 할당한다고 밝혔다. 

은행별로 보면 비정규직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KB국민은행이다. 2018년 953명에서 올해 상반기 1903명으로 무려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같은 기간 정규직은 1만7158명에서 1만4886명으로 13.2%(2272명) 감소했다.

하나은행은 국민은행 다음으로 비정규직이 많이 늘었다. 2018년 784명에서 올 상반기 969명으로 23.6%(185명) 늘었다. 정규직 수는 1만2847명에서 1만1275명으로 12.2%(1572명) 줄었다. 

5대 은행 중 비정규직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NH농협은행이다. 상반기 말 기준 전체 직원 1만6188명 가운데 16.5%인 2664명이 비정규직이다. 다만 비정규직 수는 3년 전 2794명에서 4.7%(130명) 감소했다.

농협은행의 정규직 수는 2018년 말 1만3511명에서 올 상반기 1만3524명으로 소폭 올라 5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증가세를 나타냈다. 

신한은행의 비정규직은 880명에서 993명으로 12.8%(113명) 증가했다. 정규직 인원은 1만3496명에서 1만3023명으로 3.5%(473명) 빠졌다.

우리은행은 5대 은행 중 유일하게 비정규직이 줄었다. 2018년 1074명에서 지난해 698명으로 35.0%(376명) 감소했다. 정규직 근로자는 이 기간 1만4291명에서 1만3176명으로 7.8%(1115명) 줄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