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어닝쇼크' 4분기 '우울'…증권사 '시련의 계절'
3분기 '어닝쇼크' 4분기 '우울'…증권사 '시련의 계절'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10.04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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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평균 거래대금 감소세…부동산PF 타격, 연말 금리인상 도미노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증권사는 하반기 실적 반등을 기대했지만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당장 3분기 실적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글로벌 긴축 기조에 연말까지 금리인상이 지속돼 4분기 실적 반등 기대치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순이익은 최소 30%, 최대 50%가량 감소한 가운데, 3분기 실적도 최대 40%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증권사의 대표 수익원 중 하나인 위탁매매 부문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 주식시장 거래량이 줄어든 여파가 크다.

올해 분기별 코스피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분기 11조1089억원을 시작으로 △2분기 9조7922억원(전분기比 11.8%↓) △3분기 7조5659억원(22.7%↓) 등으로 지속 감소하고 있다. 특히 3분기 거래대금의 경우 코로나19 발생 직전인 2020년 2월(7조5828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하반기 증권사 실적 반전을 위한 카드로 꺼낸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

통상 부동산PF 대출은 부동산 경기가 호황일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고금리 기조 속에서 시장이 침체되고 부실 위험은 커진다. 특히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 부동산PF 대출을 취급한 증권사도 타격을 입는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가격이 내리는 채권 부문의 평가손실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국고채 3년물 금리는 4.18%로 전 분기말(3.55%)대비 0.63%포인트(p) 상승했다.

앞서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국내 증권사들은 각각 1조3651억원, 1조412억원의 채권 손실을 냈으며, 국내 대형 증권사들은 20조원 이상의 채권을 보유한 만큼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 평가 손실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기조가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증권사로선 4분기 실적 반등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예금금리 상승으로 주식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거래 대금이 줄었다”며 “채권금리 급등에 트레이딩, 상품 손익 악화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9월 시장 변동성 확대로 기대보다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현 상황이 언제 개선될지 예단하기도 어렵다”며 “국내 주식시장 악화에 더해 대외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증권사별로 실적 악화 정도에 차이가 있지만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