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규모 '증안펀드' 재가동…"10월 중순 예상"
10조원 규모 '증안펀드' 재가동…"10월 중순 예상"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2.10.04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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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증안기금 투입도 생각"…공매도금지도 수면 위로
딜링룸의 긴장된 모습. 최근 금리 인상과 긴축 시동이 각국 중앙은행에서 시도되고 있지만,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모두가 통제 불능에 빠지는 글로벌 위기가 오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이에 따라 자본건전성 확충에 각 금융업체들이 나서고 있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해 당국의 콘트롤 타워 역할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은 이달 '증권시장 안정펀드(증안펀드)'를 재가동해 대외 불확실성 확대를 방어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파급된 현재 경제·금융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매도 금지에 대한 논란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증안펀드는 증권시장에서 주가가 하락하고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을 때 시장 안정을 위해 투입할 목적으로 증권사·은행 등 금융회사와 유관기관들이 마련한 기금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증안펀드 재가동을 위해 증권 유관기관과 실무 협의·약정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달 마무리한다.

앞서 지난달 28일 금융위는 주식 시장이 하락장을 이어가자 '금융시장 합동접검회의'를 열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증안펀드 재가동 등 금융시장 변동성 완화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증안펀드의 조성 규모는 10조원 수준이다. 이 중 8800억원(기존 조성했던 증안펀드에서 남은 1200억원+증권 유관기관이 조성하는 7600억원)은 금융 시장 급변동 시 먼저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2020년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주가 하락이 이어지자 10조원이 넘는 규모로 증안펀드를 조성했지만 주가가 반등해 실제 적용하지 않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장 악화 시 증안펀드를 투입해야 되기 때문에 장전 준비를 하는 차원"이라며 "시기는 금융회사들이 이사회 의결을 하고 모여서 논의하는 절차를 거치면 10월 중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증안펀드 재가동에 앞서 공매도 금지도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수 있다. 공매도 금지는 대규모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증안펀드보다 금융당국이 상대적으로 쉽게 꺼낼 수 있는 규제정책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다음 나중에 시장에서 사서 갚는 매매 기법으로 주가가 하락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주범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올해 들어 주가가 하락하면서 일부 소액주주들은 공매도를 금지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공매도를 금지하지 않으면 증안펀드 자금을 투입해도 공매도 물량을 받아주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증안펀드가 들어가기 전에 공매도를 먼저 금지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시장이 급락해 패닉 상황이 되고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면 시장 불안 완화 차원에서 쓸 수 있는 카드로 항상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 7월 11일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공매도 금지 조치 요구에 대해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도 필요하면 시장이 급변할 때 공매도 금지를 한다"며 "시장 상황을 봐서 필요하면 공매도뿐 아니라 증안기금(증권시장안정기금)도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