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20조원 시장 잡자"…리모델링 포문 연 한화건설·현대ENG
"연 20조원 시장 잡자"…리모델링 포문 연 한화건설·현대ENG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2.09.29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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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 서울·용인서 첫 단독 수주…신사업 공략 본격화
재건축 대비 허용 연한·안전진단 등 조건 장벽 낮아
한화건설이 제안한 서울 염창 무학아파트 리모델링 조감도. (자료=한화건설)

한화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각각 서울과 용인에서 창사 이래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단독 수주하며 연 20조원 시장 공략 포문을 열었다. 재건축과 비교해 허용 연한과 안전진단 등 진입장벽이 낮은 만큼 리모델링을 기존 정비사업 외 새 먹거리로 낙점한 모습이다.

29일 한화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4일 '서울 염창 무학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수주했다.

한화건설은 이번 사업을 통해 273가구 규모 무학아파트를 지하 5층~지상 24층 5개 동, 302가구 규모로 증축한다. 한화건설이 리모델링 사업을 단독 수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수주를 기반으로 한화건설은 리모델링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주택 브랜드 '포레나'를 앞세워 차별화한 상품성을 제시하고 안정적인 재무 건전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같은 날 '경기 용인 수지 삼성1차아파트 리모델링' 사업을 따냈다. 이 사업을 통해 삼성1차아파트를 기존 지하 1층~지상 18층 576가구에서 지하 2층~지상 25층, 662가구로 증축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제안한 경기 용인수지 삼성1차아파트 리모델링 조감도. (자료=현대엔지니어링)

현대엔지니어링 또한 이번에 처음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단독 수주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앞서 쌍용건설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광명 철산한신아파트 리모델링'과 '가락 쌍용1차 아파트 리모델링' 등을 수주한 바 있다. 이번 단독 수주에 힘입어 앞으로 다양한 사업지에서 일감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단독 리모델링 사업은 향후 리모델링 사업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그간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다양한 사업지에서 터득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간 리모델링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던 건설사들이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로 재건축에 대한 규제를 꼽았다. 재건축 허용 연한은 30년인데 리모델링은 15년이고 사업 추진을 위한 안전진단 등 진입장벽도 리모델링이 더 낮다는 견해다. 리모델링 사업지에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건설사와 조합이 느끼는 장점으로 꼽았다.

이런 이유로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지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건축물 리모델링 시장 규모가 2020년 17조2930억원에서 2025년 23조3210억원으로 커지고 2030년에는 29조3500억원으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태희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양가 상한제 등 다수 규제가 적용되는 재건축에 비해 리모델링은 재건축보다는 규제에 자유로운 측면이 있다"며 "때문에 재건축에 대한 규제가 만든 틈새시장으로 커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자대학교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재건축을 둘러싼 규제로 인해 리모델링을 선호하는 건설사와 조합이 많을 수 있다"며 "재건축에 대한 규제 완화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고민하는 조합이 많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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