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 해임 건의안 29일 상정… '외교 참사' 난맥상 여전
박진 해임 건의안 29일 상정… '외교 참사' 난맥상 여전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9.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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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유치한 장난질" vs 野 "尹대통령, 불수용 시 국민 비난"
'여소야대 형국' '법적 강제성 無'… 각자 위험 요소도 지녀
박진 외교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과 제7차 한영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부 장관과 제7차 한영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야가 윤석열 대통령 영국·미국·캐나다 순방 당시 불거진 '외교 참사' 논란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이번엔 박진 외교부 장관의 거취를 두고 공방전을 펼쳤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박 장관 해임(불신임) 건의안 발의를 거세게 규탄하고, 국회 차원에서 이를 저지한다는 입장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8일 김진표 국회의장을 찾아 해당 건의안 본회의 상정을 막아줄 것을 요청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앞서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회의장실을 방문해서 '의사일정 협의가 되지 않은 안건 상정을 막아 달라'는 요청을 드릴 예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이 29일 열리는 본회의 처리를 염두한 만큼, 우선 본회의 상정을 막겠다는 취지다.

현행 국회법상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본회의 보고로부터 24시간 이후, 72시간 이내 표결해야 한다.만일 이 기간 내에 표결이 진행되지 않으면 안건은 자동 폐기된다. 이에 민주당은 '속도전', 국민의힘은 '지연전술'이라는 각각 상반된 전술을 펴는 것이다.

여소야대 국회 상황도 불리한 상황이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150명)이 찬성할 경우 의결된다. 민주당은 현재 169석을 보유한 다수당으로, 전날 이들이 박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당론 채택해 발의한 것을 고려하면 민주당 단독 의결 강행 시나리오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태영호 의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민주당이 제기한 해임 건의 제안 이유는 전혀 타당하지 않다"라며 "민주당 주장대로 윤 대통령의 순방외교가 외교 참사, 외교재앙이라면 적어도 우리 국익이 얼마나 훼손됐다든지 아니면 상대국의 이익이 크게 훼손돼 상대국으로부터 외교채널을 통해 강한 항의가 제재가 들어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통령 순방 외교에 대한 문제는 오직 야당에서 제기하고 있을 뿐 이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은 국가는 없다"고 꼬집으며 해임 건의안 철회를 요구했다.

차기 당권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의 박 장관 해임 건의안 발의에 대해 "동네 어린아이들의 유치한 장난질", "억지춘향식 해임 건의" 등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은 29일 본회의 통과를 기정사실화한 채 윤 대통령을 향해 해임 건의안 수락을 압박했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해임건의안을 윤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는단 건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그럴 경우 더 큰 국민적 비난을 받게 될 것 이라고 생각한다"고 몰아세웠다.

이처럼 직접적인 언급을 한 배경은 해임 안건안은 통과가 되더라도 사실상 법적 강제성이 없다. 이에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을 주는 형태로 공세를 높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국민의 절박함을 안다면, 민생문제 해결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여야가 힘을 모으도록 해야 한다"라며 "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에 대한 솔직한 사과와 함께 박진 장관 등 무능한 외교라인을 문책해야 한다"고 날 세웠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