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연일 '영수회담' 제안… 尹 "민생 위해 하나 돼야"
일대일 성사 가능성 낮아… 여야 지도부 회담 추진될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이틀 연속 '영수회담'을 제안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대표로 선출된 28일 수락연설에서 "국민의 삶이 단 반 발짝이라도 전진할 수 있다면 제가 먼저 나서 정부여당에 적극 협력하겠다"면서 "영수회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수락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우리 국민들이 겪는 이 어려움을 해결하고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면 누구와도 만나서 협력할 생각이 있다"며 "윤 대통령을 만나 민생 경제위기 해결에 도움이 될 정책을 신속하게 공통으로 추진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9일 국회에서 주재한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가 초당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거듭 제안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간 만남이 성사되면 지난 대선에서 TV토론 등을 매개로 만난 이후 5개월 여 만에 처음으로 직접 마주하는 것이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생 입법 처리가 시급한 정부여당으로서도 169석을 지닌 거대 야당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협치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신임 지도부와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야는 경쟁도 하지만 국익과 민생을 위해서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가능성은 열어놓은 셈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와 만나는 것이 고려되고 있나'라는 진행자 질문에 "제가 대통령께 직접 확인한 사안은 아니지만 적절한 시기에 그렇게 하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평소 대통령은 야당하고도 잘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안이나 분위기, 시기를 봐서 충분히 그렇게 하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이날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야당과 대화의 문은 언제든 열려있다"며 "여야 지도부 면담과 관련해서는 언제든 응할 계획이라고 밝혀왔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과 이 대표 간 1대1 회담은 성사될 가능성이 낮아보인다.
특히 여당의 지도부 체제가 불안한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만나게 되면 '여당 패싱'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이에 영수회담을 추진한다면 국민의힘 새 비대위가 출범한 후 여야 대표·원내대표가 모두 참여하는 영수회담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30일 이 대표를 예방해 윤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할 예정이다.
당초 29일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이날 오후 이 대표가 문재인 전 대통령 예방을 위해 경남 양산 평산마을 사저를 방문하는 일정이 겹치며 하루 미뤄졌다.
또한 이 대표 선출 후 윤 대통령의 축하 전화도 따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의 축하 전화가 왔느냐'는 질문에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통상 정당 대표가 선출된 당일 대통령이 축하 전화를 하고, 다음날 정무수석이 대통령의 축하 난을 전달하는 게 정치권의 관례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해 6월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선출되자 축하 전화를 한 바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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