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그룹' 강훈식 사퇴… 박용진과 '반명 단일화' 거부
이재명 누적 73.28% 독주… 1차 여론조사도 79.69%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가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당권주자인 강훈식 의원이 15일 후보직에서 중도 사퇴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기류에 맞선 '세대교체'의 '완패'라는 평가가 나온다.
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를 향한 도전을 멈추겠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당대표로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만, 우리 민주당을 더 넓고 더 강한 정당으로, 더 젊고 유능한 수권정당으로, 다양성이 숨 쉬면서도 다름이 공존하는 통합 정당으로 만들기 위한 고민과 발걸음은 더 바삐, 더 치열하게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은 두 분 중 누가 당대표가 되더라도, 그런 가슴 뛰는 민주당을 함께 만들 수 있게 가장 낮은 곳에서 헌신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반이재명계 연합'에 대한 질문에는 "저는 그동안 '반명(반이재명)' 단일화만으로는 민주당을 이끌 수 없다고 수차례 말씀드렸다"면서 "저의 지지자들의 선택은 그 분들의 몫"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강 의원의 사퇴로 당대표 경쟁 구도는 이재명 후보와 박용진 후보의 2파전으로 재편됐다.
민주당 당 대표 경선은 전날까지 12개 지역순회 경선을 마치며 반환점을 돌았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 이재명 의원은 누적 득표율 73.28%로 독주했다. 2위 박용진 의원은 19.9%, 강훈식 의원은 6.83%에 머물렀다.
1차 국민여론조사 결과, 이 의원이 79.69%의 지지를 받으며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서도 정청래 후보를 포함해 친이재명계 인사가 상위권에 4명이나 포진하면서 어대명 기류에 사실상 못을 박았다.
이른바 97그룹 주자 두 명이 예비경선 컷오프를 통과하면서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는 세대 교체론에 이목이 쏠렸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는 셈이다.
박용진 후보는 강 의원이 사퇴 의사를 밝힌 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쓸모있는 정치, 민주당의 기본과 상식을 위해 뛸 것"이라며 "미래세대인 97세대가 새로운 리더십을 세우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의 새로운 10년을 함께 책임질 것"이라며 "전당대회는 중반을 지났지만 아직 전체 유권자의 70% 이상이 투표하지 않았다. 경선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누적득표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이 후보와 박 후보는 이날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의 35%가 있는 호남을 찾아 '텃밭 표심' 공략에 나섰다.
민주당은 오는 20일 전북, 21일 광주·전남, 27일 서울·경기 등을 돌며 경선을 이어간다.
28일에는 전국 대의원대회가 열려 당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최종 당선자가 확정된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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