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무역적자 방안 찾자…"수입 다각화·기술력 확보"
대중 무역적자 방안 찾자…"수입 다각화·기술력 확보"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8.0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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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중간재 수입 증가·공급망 재편·특혜관세가 문제"
2022년 대중(對中) 수출입 추이 그래프와 주요 품목 대중 무역수지 변화 표. [이미지=대한상공회의소]
2022년 대중(對中) 수출입 추이 그래프와 주요 품목 대중 무역수지 변화 표. [이미지=대한상공회의소]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대중(對中) 무역수지 적자 해결책으로 '수입 다각화'와 '기술력 확보' 등을 제시했다. 대중 무역적자 원인은 △중간재 수입 증가 △공급망 재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발효가 꼽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9일 ‘최근 대중 무역적자 원인과 대응 방안’ 보고서를 발표하고 해결책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최근 대중 무역적자에 대해 배터리·반도체 등 중간재 무역수지 악화, 디스플레이 등 생산 감소, RCEP에 따른 관세 인하 등 복합적 요인들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대중 무역수지 악화에 영향을 미친 원자재·중간재 품목에 대해 살펴보면 이차전지 원료인 ‘기타정밀화학원료’의 대중 수입액은 지난해 상반기 38억300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72억5000만달러로 2배 가량 증가했다. 배터리 중간재 ‘기타축전지’의 수입액도 지난해 상반기 11억1000만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21억8000만달러로 크게 늘었다.

가전 관련 품목은 수출과 수입이 동시 감소했다. ‘기타무선통신기기부품’의 경우 같은 기간 동안 수출액은 18억2000만달러에서 1억8000만달러로 약 90% 줄었다. 수입액은 7억3000만달러에서 3억1000만달러로 57% 감소했다.

‘기타컴퓨터부품’의 수입액은 5억1000만달러에서 4억5000만달러로 줄었다. 반면 수출액은 7억3000만달러에서 1억5000만달러로 79% 급감했다. 대한상의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중국의 경기 악화로 인한 소비감소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수입에서 각각 약 20%, 1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 무역수지는 올 상반기에 143억4000만달러로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기타집적회로반도체’는 같은 기간 6000만달러 흑자에서 9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서며 무역수지에서 1억5000만달러 감소세를 보였다. 수입액은 6억9000만달러에서 11억1000만달러로 증가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국제협력실장은 “중국의 세계 교역 수치는 크게 변동이 없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중국내 봉쇄조치로 한국과 교역에서 가전 등 소비재 교역이 급감하고 있다”며 “이번 무역적자는 한국으로부터 중간재 수입은 줄고 중국의 대(對)한국 중간재 수출이 늘어나는 데 따른 산업구조 변화가 양국 교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중 무역적자는 디스플레이 등 산업 구조가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영향도 받았다. 중국의 저가공세로 인해 한국에서는 사업을 줄이고 있는 LCD 품목의 경우 올해 상반기 수입액이 12억9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4억5000만달러에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무역수지도 17억4000만달러에서 8억3000만달러로 감소해 대중 무역적자에 영향을 미쳤다.

‘휴대용 컴퓨터’의 경우 상반기 한국의 대중 수출은 4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중국으로부터 수입액은 올해 상반기 19억3000만달러로 전년대비 약 2억달러 늘었다.

지난 2월1일 발효된 RCEP도 대중 무역 적자에 영향을 끼쳤다. RCEP 발효로 양허 상품 품목 중 배터리 핵심 소재인 ‘산화리튬’과 ‘수산화리튬’의 수입이 증가해 상반기 수입액(11억7000만달러)이 지난해 전체 수입액(5억6000만달러)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수입액을 기록했다.

특히 대중 무역적자가 발생한 기간 중 5월 수입액은 2억9000만달러, 6월 수입액은 4억8000만달러였다. 그 규모는 각각 5,6월 전체 무역적자액의 26.9%, 40.3%에 달했다. 산화리튬과 수산화리튬의 관세율은 기준 세율 5.5%에서 RCEP 발효 후 0%로 낮아졌다.

대한상의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 수출·수입에 이익 균형점이 잘 맞았던 반면 RCEP는 원자재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등에 맞물려 단기간에 수입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대한상의는 보고서를 통해 대중 무역적자 양상이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중국 도시 봉쇄 등 공급망 취약성과 함께 RCEP 특혜 관세 영향에 따른 수입 증대 영향 때문이다.

대한상의는 앞으로 한국 경쟁력 약화로 인한 중간재 수입 확대 구조를 방지하기 위해 기술경쟁력 강화가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첨단 제조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와 함께 미래 광물 자원 확보, 연구·개발(R&D) 지원 확대 방안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대중 무역적자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배터리 소재 등은 중국산 제품이 가성비가 뛰어나 공급처를 다각화하는 게 쉽지 않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나 국제정치적 요인으로 대중 교역구조 변화가 쉽지 않은 만큼 한·중 FTA 업그레이드나 RCEP 활용을 강화하고 수입 다각화와 기술력 확보 노력을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