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시장' 금리 인상 충격 현실화…꼭꼭 숨은 매수세
'주택 시장' 금리 인상 충격 현실화…꼭꼭 숨은 매수세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2.08.04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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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전국 거래량, 역대 최소…하반기 반전 조짐 없어
여전히 높은 집값·커진 자금 부담으로 시장 공포감 확산
인천시 서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인천시 서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주택 시장 금리 인상 충격이 현실로 나타났다. 부동산 투자에 대한 부정적 전망으로 전국 주택 거래가 과거 어느 때보다 위축된 모습인데 집값은 여전히 높고 자금 부담은 크다.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한 상황에서 분위기 반전을 가져올 만한 요소가 없어 하반기 주택 시장도 거래절벽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4일 한국부동산원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매매량은 18만4134건으로 작년 동기 37만3014건 대비 50.6% 줄었다. 이는 관련 데이터가 집계된 지난 2006년 이래 상반기 거래량 중 최소치다.

수도권 거래량 감소세는 더 컸다. 올해 상반기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은 1년 전 16만7220건보다 68.1% 적은 5만3408건으로 나타났다. 인천(7928건)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6% 줄었고 경기(3만5549건)와 서울(9931건) 거래량은 각각 67%와 66.2% 감소했다. 이들 지역 모두 상반기 기준 역대 가장 적은 거래량을 기록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 정부가 추진한 가계부채종합관리방안 이후 거래량이 급속도로 줄기 시작했다"며 "그 와중에 상반기 급격한 금리 인상이 더해졌고 가격 조정 폭은 그리 크지 않아 수요자들이 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서 주택 구매 시 자금 마련 부담이 커졌고 실제 거래 위축을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들어 네 차례 기준금리를 올렸고 지난 6월과 7월에는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을 단행하며 금리 인상 폭을 키웠다. 한국은행도 올해 네 차례 기준금리를 올린 상태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5월까지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만 해도 많이 올린다고 생각했는데 6월 미국 연준이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본격적인 공포감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달부터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와 대출 한도가 완화됐지만 아파트 거래절벽 추세는 지속할 것으로 봤다. 당분간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대출이자 부담이 커짐에 따라 매수세가 유입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현재 정책적으로 뭔가 뾰족하게 풀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하반기도 상반기 추세가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금리 상승세가 끝나고 전환점이 오면 시장이 움직일 것 같지만 그전까지는 현 상태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인만 소장도 "8월 여름휴가와 9월 추석 연휴로 인한 비수기를 지나면 하반기가 석 달 남는데 분위기를 바꿀 만한 모멘텀이 없다"며 "실수요자들도 금리 인상 지속에 따른 불확실성이 제거되기 전에는 매수에 나서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했다.

south@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