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이번엔 '한식 산업화'…국가발전 프로젝트 시즌2
최태원, 이번엔 '한식 산업화'…국가발전 프로젝트 시즌2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2.08.0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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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토크쇼 '식자회담'서 '식자단장' 담당…한식 성공적 산업화 방안 모색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중앙)이 경제 토크쇼 '식자회담'에 출연해 '한식의 산업화'를 위핸 다양한 해법을 모색한다.[사진=대한상의]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중앙)이 경제 토크쇼 '식자회담'에 출연해 '한식의 산업화'를 위핸 다양한 해법을 모색한다.[사진=대한상의]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국가발전 프로젝트 시즌2’로 ‘한식의 산업화’를 추진한다.

2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달 9일부터 SBS에서 방영되는 경제 토크쇼 ‘식자회담’에서 ‘식자단장’을 맡는다. 그는 식자단의 의견을 종합하며 토크를 이끈다. 또 본인의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진행은 방송인 전현무, 가수 이찬원이 맡았다. 요리연구가 홍신애와 미국 출신의 방송인 타일러 라쉬도 패널로 출연해 음식과 관련된 다양한 재미와 정보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한식의 성공적인 산업화를 위해 다양한 해법들을 모색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食(음식)과 識(지식)이 함께 한다는 의미로 기업인부터 셰프, 외국인, MZ세대, 학계 전문가 등이 총출동해 ‘식자단’으로서 한식 산업의 분야별 문제점과 해법을 논의한다. 식자회담은 8월9일 오후 11시30분(70분 편성)부터 6주간 SBS, 지역 민방을 통해 전국으로 방송된다.

우태희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기업, 학계, 일반 국민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상의 차원에서 추진 가능한 프로젝트들을 고민해 보고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국가발전 프로젝트 시즌2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국민과 기업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토크쇼 출연은 국가발전 프로젝트 시즌2로 선정된 ‘한식의 산업화’ 실현 차원이다.

대한상의는 “이번엔 A to Z로 구체적이고 총체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차별점”이라며 “국내를 넘어 글로벌 임팩트까지 가능한 ‘한식의 산업화’를 시즌2의 주제로 선정했다”고 2일 밝혔다.

대한상의가 국가발전 프로젝트 시즌2의 주제를 ‘한식의 산업화’로 정한 이유는 민간 차원에서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성장 잠재력이 높은 분야기 때문이다. 또한 자영업, 스타트업, 대기업 등 각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식의 발전 방향을 ‘산업으로서의 한식’이라는 관점에서 찾겠다는 의미다.

식품산업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에 있는 데다, 문화 등 다른 요소와도 손쉽게 결합해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세계 식품시장은 최근 성장세를 보여 시장규모 2021년 8조달러, 2024년엔 9조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작년 기준으로 보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의 무려 13배가 넘는 수준이다.

농식품 수출이나 관광객 유입 등 연관산업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파급력은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경희대 H&T애널리틱스센터가 한식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오늘날 한식 산업은 1년 기준 약 23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52만대를 판매한 것과 같은 효과다. 이는 계량화가 힘든 문화 수출의 가치는 제외한 효과다. 한식을 접하는 소비자가 더 많아질 경우의 미래 가치를 고려한다면 경제적 효과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경희대 H&T애널리틱스센터가 분석한 '한식 연관 산업 경제적 파급효과'=[이미지=대한상의]
경희대 H&T애널리틱스센터가 분석한 '한식 연관 산업 경제적 파급효과'=[이미지=대한상의]

이에 더해 최근 BTS, 오징어 게임 등 K-culture의 전세계적 인기에 힘입어 해외 소비자들도 한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한 데다,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국내 혁신 푸드테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는 상황에서, 한식의 산업화를 추진하기에 더없는 적기라는 판단이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한식을 단순 음식이 아닌 ‘국가 브랜드’ 차원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우리 음식의 산업화에 성공한다면 한식 관련 기업은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해외는 자국음식 산업화에 박차... 민간 기구 지원에 요리 학교 운영까지

해외 국가들은 이미 자국 음식의 산업화에 박차를 가해 세계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태국은 90년대 말 동아시아 경제위기로 촉발된 경제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자국 음식을 국가전략 산업으로 육성했다. ‘Kitchen of the World’ 라는 프로젝트 아래, 태국 음식점의 프랜차이즈화, 식재료 수출 등을 지원하기 위해 태국 레스토랑 연합회사(TRA)를 설립하고, 식당 인증제를 실시하는 등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 경제연구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태국 총 GDP의 4분의 1이 농식품 분야일 정도로 태국 식품산업은 오늘날 태국 경제에서 막대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도 지난 64년 도쿄 올림픽을 계기로 ‘일식인구 배증 5개년 계획’ 등 일식 확대 정책을 시행해 왔다. 특히 민간단체인 일식당해외보급추진기구(JRO)를 통해 식자재 수출, 인력 양성 등 해외 시장 개척을 지원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일식은 문화, 비즈니스 접대와의 결합으로 고급화에도 성공하면서 오늘날 뉴욕에 있는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65곳 중 14곳이 일식당일 정도로 크게 성장했다.

각국 상공회의소도 자국 음식의 산업화를 위해 직접 지원에 나서고 있다. 이탈리아 상공회의소는 해외의 우수 이탈리아 식당을 인증하는 ‘리스토란테 이탈리아노’, ‘오스피탈리타 이탈리아나’제도에 참여 중이다. 프랑스의 파리 일 드 프랑스 상공회의소도 세계적인 요리학교 ‘에콜 페랑디’를 운영하며 조리부터 호텔 경영까지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자국 음식 산업화에 일조하고 있다.

장수청 퍼듀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일본과 태국 등 자국 음식 글로벌화를 이룬 국가에 비교하면 후발주자인 우리가 음식의 산업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접근법이 필요하다”며 “특히 요즘과 같이 한식에 대하여 세계적으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 팽창시기에는 중심축을 민간이 잡고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형태로 민간부문의 사업 에너지를 극대화 하는 방식의 한식 산업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가발전 프로젝트는 대한상공회의소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우리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민간 차원의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지난 해 첫 닻을 올린 국가발전 프로젝트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다. 국민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집단지성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취지에서다.

약 100여일 간 진행된 공모전에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했고 4700여개의 아이디어가 모였다. 이중 일부는 실제 사업화가 추진되면서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지난달 8일엔 구체적인 사업화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세상을 바꾸는 생각(KBS)’이 방영되기도 했다.

올해는 작년과 달리 특정 주제를 정해 보다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