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빅4, 2Q 실적 4배 '점프'…6조 벌었지만 '초긴장'
정유 빅4, 2Q 실적 4배 '점프'…6조 벌었지만 '초긴장'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2.08.0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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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마진 강세·수출호조 영향…상반기 영업익 11조
유가하락·글로벌 경기침체 우려…하반기 '수익 악화'
잔사유 고도화 시설 전경. [사진=에쓰오일]
잔사유 고도화 시설 전경. [사진=에쓰오일]

국내 정유사 ‘빅(BIG)4’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정유 4사 총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배 가까이 점프했다. 하지만 하반기엔 정 반대의 실적이 전망돼 정유업계는 초긴장 상태다.

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는 2분기에만 총 6조원(영업이익) 이상을 벌어들였다. 1분기 실적까지 합치면 올해 상반기에만 1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달성한 셈이다.

SK에너지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9조9053억원, 2조3292억원이다. 모두 역대 최대 수치다. 특히 석유 사업 부문에서만 영업이익 2조2291억원을 달성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에쓰오일은 2분기 매출 11조4424억원, 영업이익 1조72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0.5%, 201.6% 증가했다. 매출은 분기 처음으로 10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3배 이상 늘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 이익 등으로 매출 8조8008억원, 영업이익 1조3703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5배가 넘는 415.8% 증가했다.

2분기 실적이 발표되지 않는 GS칼텍스 역시 최대 실적이 전망된다. 증권업계에선 GS칼텍스 2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웃돌며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실적은 석유제품 수출 호조와 정제마진 초강세에 힘입은 결과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의 올해 상반기 석유제품 수출액은 279억5600만달러(약 36조7000억원)다.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넘어섰다. 석유제품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국가 주요 수출 품목 중 자동차를 제치고 반도체에 이어 2위로 올라섰다.

이와 함께 지난 6월 평균 정제마진은 24.1달러로 1월(5.95달러), 2월(7.3달러)를 상회했다. 정유업계는 통상적으로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BEP)으로 본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이 같은 초호황이 하반기까지 이어지긴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정제마진 급감과 국제유가 하락세,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다시 업계 수익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7월 넷째주 정제마진은 4.3달러로 6월 넷째주(29.5달러)와 비교해 한 달만에 85.4% 급락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재유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경기가 위축되는 점도 악재로 꼽힌다. 석유제품 수요 둔화는 결국 정유사들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위축 영향으로 휘발유를 중심으로 제품 수요가 점차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정유사의 초과이익을 환수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등 하반기 급변하는 대내외 시장 리스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정유 4사 2분기 영업이익. [표=최지원 기자]
국내 정유 4사 2분기 영업이익. [표=최지원 기자]

[신아일보] 최지원 기자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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