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금리 인상에도 예탁금 이자 인상 속도 제자리
증권사, 금리 인상에도 예탁금 이자 인상 속도 제자리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2.08.0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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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융자 이자율 10% 육박
증권사가 모여 있는 서울 여의도. (사진=신아일보DB)
증권사가 모여 있는 서울 여의도 (사진=신아일보DB)

금리 인상기에도 증권사들이 예탁금 인상은 제자리걸음인 반면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은 빠르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기준 증권사 예탁금 상향 폭은 0.1%포인트(p) 내외에 그쳤다. 올린 예탁금 이용료율도 0%대 초반에 불과했다.

예탁금은 투자자들이 주식매매를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긴 대기성 자금이다. 증권사들은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하고 받은 수익금에서 인건비 등을 공제한 뒤 투자자에게 이용료를 지급한다.

한국증권금융의 지난 6월 기준 신탁 운용 수익률은 1.791%로 5월(1.621%) 대비 0.17%p 늘었다.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메리츠증권은 이날부터 3개월 평균 예탁금 평균잔고(평잔) 50만원 이상 이용료율을 0.2%에서 0.3%로 올렸다. 

앞서 지난달 키움증권은 3개월 평균 예탁금 평잔이 50만원 이상인 경우 0.2%에서 0.25%, 삼성증권 역시 0.25%에서 0.40%로 올렸다. 

하나증권의 경우 100만원 이상인 경우 0.15%에서 0.25%로 인상했다. 

토스증권은 1%로 국내 증권사 중 예탁금 이용료율이 가장 높았고 NH투자증권(0.5%), KB증권(0.46%) 순이다.

낮은 예탁금 이용료율과는 대조적으로 증권사들은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은 10%에 달한다. 

지난달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을 올린 유안타증권은 9.9%, DB금융투자는 9.7%, 하이투자증권은 9.6%, SK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9.5%로 최대 금리가 9%대 중후반을 넘었다. 

이어 삼성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9.3%, 이베스트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이 9.2%, 한국투자증권과 교보증권, KB증권, 다올투자증권이 9.0% 등 최대 금리가 9% 넘는 이자율을 부과하고 있다.

증권들은 지난달 한국은행의 사상 첫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 0.5%p 인상) 이후 추가 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용융자거래 이자율은 가까운 시일 내 10%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시장 금리 상승이 당장 예탁금 이용료율에 반영되는 것이 아니다"며 "증권사 마다 예탁금 이용료율을 올리는 기준이 다르겠지만 자금 조달에 대한 미리 계획을 세워 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리가 올랐을 때 바로 반영되는 것은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이자율 등이 있다"면서 "이는 국공채(국가나 지방공공단체가 부족한 자금의 충당을 위해 차입하는 경우 발행되는 채권)와 통안채(한국은행이 시중 통화량 조절을 위해 금융기관을 상대로 발행하고 매매하는 채권)로 운영되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또 한 업계 관계자는 "예탁금 이용료율이 신용융자 이자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 계속 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