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내부총질 문자 여파에 자세 낮추기 
당정, 내부총질 문자 여파에 자세 낮추기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7.28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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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3일간 無 도어스태핑… 외부일정·휴가까지
권성동, 최고위 미루고 비공개 일정… '침묵 모드' 돌입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8일 울산시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 여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의 텔레그램 메시지 유출 사건 이후 자세를 낮췄다.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는 하락세 국면에서 다소 벗어나 보합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30%대에 머무른다. 해당 논란이 비화될 경우 이준석 대표 지지층인 2030대 남성이 빠질 수 있어 무대응으로 확산을 저지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28일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생략했다. 지난 26일부터 3일 째다. 공교롭게도 '메시지 유출 사건' 이후 도어스테핑을 열지 않은 셈이다. 또 29일 예정된 교육부 업무보고를 미루고 외부 일정으로 전환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알림을 통해 "윤 대통령은 내일(29일) 일선 파출소와 소방서를 방문해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안전과 치안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라며 "또 확산세를 보이는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주 윤 대통령의 휴가 일정까지 고려한다면 도어스테핑은 약 2주가량 멈춘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국회로 출근하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내용 공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원내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7일 국회로 출근하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문자내용 공개와 관련해 입장을 밝힌 뒤 원내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 원내대표도 각별히 자중했다. 그는 이날 매주 목요일마다 주재하던 최고위원회의를 건너뛰었다. 메시지 유출 이후 적극 해명했음에도 논란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자 '침묵 모드'에 돌입한 것이다. 최고위는 하루 미뤄진 29일 열릴 예정이다.

다만 이날 비공개 일정에서 윤 대통령과 조우해 눈길을 끌었다. 권 원내대표는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함 1번함 정조대왕 진수식' 행사에서 축사를 하기 위해 참석한 윤 대통령과 마주했다. 두 사람이 논란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서 마주하면서 많은 관심이 쏠렸지만 논란 관련해 별다른 입장 표명은 없었다.

권 원내대표는 리더십마저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앞선 대통령실 9급 공무원 '사적채용' 논란으로 논란을 산 데 이어 이번 사건으로 당내에 정치적 부담을 줬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혁신위원 천하람 변호사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내서 권 원내대표를 다소 비난하는 목소리가 있는 건 사실"이라라면서도 "그러나 지금 이준석 대표가 물러나지 않는 상황에서 전당대회를 섣불리하는 것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즉, 현재로선 별다른 묘수가 없단 해석이다.

국민의힘 권은희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권 원내대표가 '사적 대화'라고 해명한 데 대해 "사적인 대화라고 하기보단 정확하게 얘기하면 솔직한 속내였다, 이렇게 평가한다"고 질타했다.

이준석 대표와 '윤핵관' 사이의 대치 기류도 심상찮다.

이철규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두구육이라니?"라며 "지구를 떠나겠단 사람이 아직도 혹세무민하면서 세상을 어지럽히니 앙천대소(仰天大笑·하늘을 보고 크게 웃음)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논란이 불거진 뒤 이 대표가 '양두구육'이라며 불쾌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내자 반격에 나선 것이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한 매체와 전화 인터뷰에서 "오늘 국민이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대통령을 잘못 보좌해 온 사람 하나를 더 알게 될 것 같다"면서 "그간 고생하셨는데 덜 유명해서 조급하신 것 같다"고 받아쳤다.

[신아일보] 강민정 기자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