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고맙습니다, 이디오피아
[독자투고] 고맙습니다, 이디오피아
  • 신아일보
  • 승인 2022.07.2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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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정 인천보훈지청 보훈과
 

춘천에 대한 특별한 추억이 있다. 한참 바쁘게 일하던 어느 여름, 대학 시절 늘 단짝이었던 친구와 춘천역에서 만났다. 춘천에 대해서 잘 모르던 나와는 달리 경춘선 코스에 대해 빠삭하게 알고 있던 내 친구는, 여기 유명한 카페가 있다며 내 손을 이끌었다. 그렇게 우리는 30분을 꼬박 걸어 이디오피아라는 카페에 도착했다. 그곳에 이르는 길은 묘했다. 먼저, 도로명 주소부터가 이디오피아길이었으며, 곳곳마다 에티오피아의 깃발과 에티오피아라 적힌 간판들이 눈에 띄었다. 이디오피아, 에티오피아, 왜 다를까. 춘천과 에티오피아는 대체 무슨 관계일까. 의문이 가득한 채 도착한 카페 옆에는 3개의 돔 형태의 집을 이어붙인 것 같은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이 있었는데, 그 곳은 바로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이었다. 카페로 곧장 들어서려는 친구와는 달리 나는 에티오피아 한국전 참전기념관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부끄러워서였을 것이다. 에티오피아가 한국전쟁에 참전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 못내 부끄러워서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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