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탈북어민 판문점 북송 영상 공개… 민주 "국민 감정선 자극 안돼"
통일부, 탈북어민 판문점 북송 영상 공개… 민주 "국민 감정선 자극 안돼"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2.07.18 16: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탈북어민 MDL 직전서 자해하는 장면 찍혀… 음성은 없어
호송 인원 둘러싸여 무릎 꿇은채 기어서 군사분계선 접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9년 11월 탈북 어민이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송환될 당시 촬영된 영상이 공개됐다.

통일부는 18일 오후 기자단에게 약 4분 분량의 해당 영상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는 탈북 어민들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갈 당시 어민 1명이 무릎을 꿇은 채 머리를 땅에 찍으며 자해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어민은 호송인력에 둘러싸여 무릎을 꿇은 채 기어가듯이 군사분계선 앞으로 이동했으나, 군사분계선을 넘어가 북한 측에 인계되는 장면은 영상에 잡히지 않았다.

또 다른 어민 1명은 평화의 집에서 호송 인원에 둘러싸인 채 걸어 나와 특별한 저항을 하지 않은 채 군사분계선 쪽으로 걸어갔다.

영상 초반에는 두 사람이 각각 포승줄에 묶인 채 자유의 집 2층으로 올라가 대기실 의자에 떨어져 앉아서 대기하는 장면도 나왔다.

다만 이들이 북측에 인계될 당시 소리를 지르거나 강하게 저항하는 등의 음성이나 장면은 포착되지 않았다.

앞서 지난 11일 통일부는 이 사건에 대해 탈북 어민이 헌법상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점과 북송 시 받게 될 여러 가지 피해를 고려할 때 북송 결정이 잘못됐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히고, 이튿날 탈북 어민의 북송 당시 사진을 공개했다.

통일부는 사건 발생 직후에는 탈북 어민이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도주한 흉악범이란 점을 부각해 북송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나, 현재는 북송 당시 사진과 영상을 잇달아 공개하면서 탈북 어민 귀순 의사의 진정성을 부각하는 등 사실상 입장을 번복한 상태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통일부의 이 같은 행태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선정적인 장면을 공개해 국민 감정선을 자극하려는 취지”라며 "본질은 넘어가는 장면이 아니라 이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느냐, 이탈 당시 순수한 귀순 의사를 가지고 있었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지금 윤석열 정부가 진행해야 할 핵심 수사 영역은 민생수사”라며 “정치보복에 골몰할수록 정권은 점점 더 추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