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평범한 수집가의 특별한 초대 ‘우리 도자기와 목가구 이야기’
[신간] 평범한 수집가의 특별한 초대 ‘우리 도자기와 목가구 이야기’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7.1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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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나남출판
사진 = 나남출판

우리 도자기와 목가구의 아름다움에 심취해 고미술거리와 박물관으로 30여년간 발품을 팔면서 고미술품을 모아온 수집가의 책 ‘평범한 수집가의 특별한 초대’가 출간됐다.

저자 최필규 작가는 기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여러나라로 출장을 다니며 고미술의 세계에 처음 눈을 떴다.

진품과 가품을 가릴줄 모르던 시절 겪은 시행착오부터 고미술 상인들과 전문가들을 만나며 안목을 키운 에피소드까지 흥미로운 경험담을 들려주며 독자들을 고미술의 세계로 안내한다.

저자는 어렵게 구한 청자를 몇 달 동안 품에안고 지내는가 하면, 부엌 가구인 삼층찬탁의 절묘한 비례를 즐기려고 거실에 배치한다.

박물관 유리창에 갇힌 유품이 아니라 생활공간에서 일상을 함께하는 애장품이다. 우리도 자기와 목가구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보니 그의 해설은 특별하다.

조선의 가구들이 일반적으로 소박미와 단순미를 지녔지만 이 전주장은 규모와 형태면에서 유럽 앤티크가구 못지않게 위풍당당하다. 유럽 꽃병과 조선 민예품까지 모두 포용하며 절묘한 미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진 = 나남출판)
조선의 가구들이 일반적으로 소박미와 단순미를 지녔지만 이 전주장은 규모와 형태면에서 유럽 앤티크가구 못지않게 위풍당당하다. 유럽 꽃병과 조선 민예품까지 모두 포용하며 절묘한 미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진 = 나남출판)

공들여 수집한 소장품과 시간날 때 마다 박물관을 찾아가 보고 또 본 국보급 작품에 대한 해설에 30년 동안 숙성시킨 고미술 사랑을 간결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풀어냈다.

고미술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그의 해설은 미술관 도슨트와는 전혀 다르다. 마치 왜 자신의 소장품을 사랑하는지, 왜 시간 날 때마다 박물관을 찾아가 국보급 작품을 보고 또 보아야 했는지 미학적으로 해설하며 고백하는 듯하다.

도자기와 목가구 작품 하나하나를 살피기에 앞서 저자가 우리 고미술의 역사와 미학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글은 고미술 세계의 훌륭한 가이드다.

또 도자기의 오묘한 색감과 목가구의 자연스러운 나뭇결을 그대로 보여 주기 위해 공들여 촬영한 300여 장의 컬러사진은 마치 미술관 전시실에 서 있는 듯 독자들에게 우리 고미술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삼층찬탁엔 '비움'과 '채움'이 공존하며 놓여 있는 물건들은 '옛것'이되 '오늘'을 빛낸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사진 = 나남출판)
삼층찬탁엔 '비움'과 '채움'이 공존하며 놓여 있는 물건들은 '옛것'이되 '오늘'을 빛낸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사진 = 나남출판)

저자는 “사람이 살다가 지나간 걸 발자취라고 한다. 발자취는 일부러 남기려 해서 생기는 건 아니다”라며 “골동품의 세계는 일보일경(一步一景)이다.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진다”고 말했다.

그는 “고미술과 현대 미술은 단절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美)은 물론 실용성(用)에 이르기까지 씨줄과 날줄로 얽히고설켜 있다”면서 “사물에 대한 미학적 접근뿐 아니라 역사 속에서의 도자기와 목가구의 발전과 역할도 정리함으로써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도록 기술했다. 한 손에 잡힐 수 있는 고미술 책이 되도록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