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빅스텝' 가시화…긴축통화 불가피
사상 초유 '빅스텝' 가시화…긴축통화 불가피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7.0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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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 만에 6% 뚫은 물가상승률, 금리역전 자금유출 우려
7·8월 연속 빅스텝 전망…연말 기준금리 3.0% 예상도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하 한은)의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이 현실화될 전망이다.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최고치인 6%대 물가상승률에 기대 인플레이션 또한 4%를 기록하면서 긴축통화는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과의 금리 역전에 따른 자금 유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물가가 꺾일 때까지 금리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연속 빅스텝을 예상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1.75%)이 같은 상황에서 물가는 치솟고 있다. 

한은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로 지난 5월(5.4%) 5%를 웃돈 지 한 달 만에 1998년(6.8%)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6%대에 진입했다. 

고유가가 지속되고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수요 확대로 물가상승 압력은 커질 전망이다. 또 전기료·도시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등의 영향에 따른 서비스 물가 상승 등 당분간 물가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1년간 예상되는 물가 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도 6월 기준으로 전월(3.3%)보다 0.6%포인트(p) 오른 3.9%를 기록하며 10년 중 최고치를 찍었다.

여기에 미국과의 금리 역전으로 인한 자본유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15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했다. 기준금리 0.75%p 인상은 지난 1994년 이후 28년 만이다.

이에 따라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0.75~1.00%에서 1.50~1.75% 수준으로 75bp(1bp=0.01%) 올랐다. 미국은 이달에도 빅스텝 또는 자이언트스텝 가능성을 열어두며 연 최대 3.5%까지 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해도 미국이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하며 기준금리 역전은 불가피하다. 

오는 1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빅스텝을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상승률에 따른 최소 빅스텝을 단행해야 한다"며 "미국은 물론 국내 물가도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미국과의 금리 역전이 일어나지 않으려면 빅스텝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음(8월) 금통위에도 빅스텝 가능성이 있다"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의 금리 상단은 3.5%인데 이 기준도 점차 올라가고 있다. 자본유출 등을 고려하면 빅스텝을 최소한 두 번 이상하지 않으면 자이언트스텝으로만 가야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도 한은의 빅스텝을 전망하고 있다. 

미국 은행 JP모간체이스는 "한은이 7월 회의에서 빅스텝에 이어 남은 8, 10, 11월에도 기준금리를 0.25%p씩 추가 인상해 연말에는 3.0% 기준금리를 형성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티그룹도 0.50%p 인상 가능성을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한은이 빅스텝에 나서면 예상보다 큰 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13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