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이 부른 임대차 시장 변화…월세 비중 확대
금리 상승이 부른 임대차 시장 변화…월세 비중 확대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2.07.0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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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전국 주택 임대차 거래 중 월세 60% 육박 '역대 최대'
시중은행 전세대출 금리 최고 연 4~5% 수준으로 부담↑
서울시 서대문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신아일보DB)

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부담이 커지면서 주택 임대차 시장 수요가 재편되는 모습이다. 지난 5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육박했는데 이는 국토부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연 최고 금리가 4~5%까지 올라와 이자보다 월세가 저렴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고 봤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전월 대비 56.4% 많은 40만4036건으로 집계됐다.

5월 전·월세 거래 중 월세 거래는 24만321건으로 59.4%를 차지했다.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 비중이 전세 비중을 넘어선 것은 2011년 통계 집계 이후 지난 4월이 처음인데 당시 월세 거래 비중은 50.4%였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1.9%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기간 41.9% 대비 10%p 늘었고 최근 5년 평균 비중 41.4%와 비교해서도 10.5%p 높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지속해서 오르는 가운데 전세 대출 부담이 커진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인상으로 매월 부담해야 하는 이자가 월세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견해다.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국민·우리·하나·신한은행)의 전세자금대출 연 최고 금리는 4~5% 수준이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전세보다 월세가 더 많이 거래되는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금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 대출을 받아서 물건을 구하는 게 불리한 상황이며 차라리 월세를 내자는 심리로 시장에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대표(경인여자대학교 교수)도 "금리가 높으니 월 이자보다 월세가 더 쌀 수 있다는 인식으로 세입자들이 월세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금리 부담으로 세입자가 전세로 들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임대차 3법 중 계약갱신청구권 영향으로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많다는 시각도 있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전세 세입자가 최초 2년 계약 후 2년 더 거주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집주인이 갱신 없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월세를 더 선호한다는 의견이다.

서진형 대표는 "임대차보호법으로 인해 전세는 2년 더 계약 갱신을 해야 하지만 월세는 갱신 없이 해제할 수 있어 임대인이 월세를 더 선호할 수도 있다"며 "보유세 부담으로 인한 조세 전가 현상도 월세가 늘어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기조가 여전하고 월세에 대한 수요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어 당분간 전세의 월세화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윤수민 전문위원은 "금리에 따라 월세화는 당분간 지속할 것 같다"며 "다소 거부감이 컸던 월세에 대한 수요자 인식 변화로 월세가 시장 내 주요 주거 형태로 자리 잡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