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 철수에 대규모 이동…디지털·비대면 진화
은행권에서 신용대출자 모시기가 한창이다. 금리 인상으로 인해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더 낮은 이자율의 상품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소매금융에서 철수하는 한국씨티은행 신용대출자들의 대규모 이동이 시작되자, 기류를 읽은 은행들이 대출 갈아타기(대환대출) 상품과 서비스를 줄줄이 내놓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씨티은행의 신용대출 소비자를 겨냥한 대환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대환대출은 기존 대출을 상환하기 위해 새로운 대출을 받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A은행에서 대출받았는데 B은행의 금리 등 조건이 더 좋다면, B은행에서 돈을 빌려 A은행 대출에 갚고 이후 B은행에 상환을 이어나가는 방식이다.
대환대출을 찾는 금융소비자는 대체로 앞서 다른 은행에서 대출 심사를 통과한 전적이 있는 만큼 검증된 소비자다. 실제로 씨티은행 대출자산의 상당수는 고신용자로 구성돼 있어 우량자산으로 평가받는다.
또 금융당국이 씨티은행 신용대출 대환 물량에 한해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가계대출 총량 관리, 신용대출 한도 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만큼 리스크 부담도 적다. 은행이 이달 들어 본격적으로 씨티은행 대환 영업에 나선 이유기도 하다.
은행 대환대출 상품은 이전부터 있었다. 다만 기존에는 대환을 신청하기 위해 직접 서류를 떼 은행 영업점을 수차례 방문해야 했고 옮기려는 은행의 담당 직원과 함께 기존 거래 은행 지점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절차가 복잡했다.
최근 출시된 상품들은 비대면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신청이 간편해졌다. 대출 심사와 서류 제출 등을 모바일로 진행하고 지점 방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모양새다.
특히 오프라인 영업점 없이 온라인으로만 운영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이 분야에서 강점을 보인다. 케이뱅크가 2020년 내놓은 비대면 아파트 담보대출은 대환대출도 지원하는데 신청부터 승인까지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한다.
토스뱅크가 지난달 시범운영을 시작한 카드론 대환대출도 마찬가지다. 제2금융권인 카드사의 장기카드대출을 은행 대출로 전환해주는 상품이다. 개인정보 열람에 동의하고 인증서 정보를 입력하면, 기존 카드사에서 받은 카드론 금리 등을 보여주며, 토스뱅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안내한다.
비대면 기술의 발전과 함께 더욱 현명해진 금융소비자도 대환대출 경쟁에 불을 지폈다.
금리와 우대조건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더 나은 혜택을 찾아 움직이는 적극적인 금융소비자가 늘면서 대환대출의 수요는 확대되는 추세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시절 정부의 정책금융 상품 중 대환대출 상품이 많아서 소비자들의 인식도 높아진 상태”라며 “금리 상승기 적극적인 소비자들에 의해 대환대출은 물론 더 좋은 조건을 찾아 이동하는 움직임이 늘었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moon@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