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코스피 거래대금, 작년 1월 대비 1/4 토막
반년 새 투자자예탁금 10조원·신용잔고 5조원 줄어
국내 증시가 상반기 급락장을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의 거래대금이 2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개인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매수대금과 매도대금의 평균)은 4조3009억원이었다. 월간 기준으로 지난 2020년 2월(3조720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을 돌파한 지난해 1월 개인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7조2994억원에 달했는데, 이와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개인 거래대금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9조∼12조원대를 오갔지만, 하반기 들어 증시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서도 5월까지는 월별로 5조∼6조원대에서 등락했으나, 6월 코스피가 미국의 물가 급등과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 단행 여파에 연일 연저점으로 추락하자 4조원대로 급감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말 2977.65에서 지난달 30일 2332.64로 올 상반기에만 21.66% 떨어졌다. 상반기 기준으로 1990년(-22.31%) 이후 32년 만에 최대 하락률이다. 올해 코스피 상반기 성적은 주요 20개국(G20) 증시 대표지수 중 뒤에서 2번째다.
G20 가운데 대표지수 수익률이 코스피보다 낮은 국가는 이탈리아(-22.13%)뿐이다. 미국(-20.58%), EU(-19.62%), 독일(-19.52%), 프랑스(-17.20%) 등도 큰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닥도 지난달 기준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6조533억원으로, 이 역시 2020년 2월(5조5885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 악화는 증시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예탁금과 ‘빚투’ 잔고인 신용거래융자에서도 나타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7조3649억원으로 지난해 말(67조5307억원) 대비 15.1%(10조1658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3조886억원에서 17조8683억원으로 반년 새 22.6%(5조2203억원) 빠졌다.
국내 증시는 당분간 지지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침체 우려가 계속되고 있고 기업 이익이 하향 조정되는 등 증시를 둘러싼 환경이 악화돼서다.
주요 증권사의 이달 코스피 예상 등락 범위(밴드)는 신한금융투자 2200∼2500, KB증권 2230∼2450, 한국투자증권 2250∼2500, 교보증권 2350∼2650 등이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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