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기업 경기전망 1년6개월 만에 '최악'
7월 기업 경기전망 1년6개월 만에 '최악'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6.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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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환율·고금리 ‘트리플 3고’ 여파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추이 그래프.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추이 그래프. [그래프=전국경제인연합회]

기업 경기 전망이 1년6개월 만에 최악을 나타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트리플 3고(高)’ 현상 때문이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조사 결과 7월 전망치는 92.6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91.7을 기록한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저치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 4월(99.1)부터 4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BSI는 기업의 현재 경영 상황에 대한 판단과 앞으로 전망을 조사한 지표다. 일반적으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좋고 100 미만이면 경기가 안 좋다고 판단한다.

악화한 체감경기 전망은 현실화됐다. 6월 BSI 실적치는 86.1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9월 84.0 이후 1년9개월 만에 최저치다. 전월 97.2와 비교하면 11.1포인트(p) 감소했다.

전경련은 “고물가·고환율·고금리 현상이 국내·외 소비와 기업 투자 여력을 위축시키고 있어 기업들의 경기전망이 당분간 개선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7월 업종별 BSI는 2개월 연속 제조업(90.4)과 비제조업(95.1)이 동시에 부진했다. 특히 제조업은 4월(94.8)부터 4개월 연속 기준치 100 이하를 유지하고 있다. 전경련은 “제조업의 업황 부진이 비제조업으로 전이되는 양상을 보이며 산업 전반의 경기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7월 세부 산업별 BSI는 제조업 중 비금속 소재·제품(57.1)이 가장 부진했다. 공급망 훼손,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등 영향으로 원자재 수급 차질을 겪는 탓이다. 섬유·의복(63.6)도 전망이 나빴다. 소비 위축에 따른 판매부진, 재고 증가 우려로 때문이다.

비제조업 중에는 전기·가스·수도(78.6)가 도시가스 수요 감소 등 계절적 요인으로 경기전망이 가장 부진했다.

조사 부문별로 살펴보면 고용(103.9)이 유일하게 긍정적 전망을 보였다. 하지만 재고(103.6), 투자(99.7), 수출(99.0), 자금사정(97.1), 채산성(95.8), 내수(95.8) 전망은 부정적이었다. 재고의 경우 100 이상이면 재고과잉을 의미해 부정적 답변으로 분류된다.

수출(99.0)과 내수(95.8)의 경우 동반 부진했다. 주요기관의 세계성장률 전망 하향 조정과 국내·외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구매력 위축 우려가 반영됐다. 투자(99.7)는 대내외 경제여건 악화에 따른 부정적 경기전망이 심화되며 지난해 4월(99.4) 이후 15개월 만에 기준치 100을 하회했다.

자금사정(97.1)과 채산성(95.8)은 올해 4월(자금사정 96.8, 채산성 97.4)부터 4개월 연속 악화 전망이 이어졌다. 전경련은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회사채 금리 상승, 증시부진 등이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환율 급등으로 인한 제조원가 상승과 제품 판매 부진이 기업 채산성에 부담을 주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경기침체와 고물가로 인한 정부정책의 한계로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기업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기업 활동을 저해하는 규제를 혁파하고 세 부담을 낮춰 기업들의 경영활력을 부여하는 동시에 해외자원개발 활성화 등으로 국제원자재 수급을 근원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