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뱅 이색 수신 상품 고공행진…접근성·편의성 차별화
카카오뱅크가 내놓은 ‘26주 적금’과 ‘모임통장’, ‘저금통’ 등 이른바 짠테크(짠돌이+재테크)를 겨냥한 이색 수신 상품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시중은행 속은 쓰리다. 카카오뱅크보다 한발 앞서 비슷한 유형의 상품을 내놨지만 별 재미를 못 봤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대박’ 행진을 잇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21일 ‘26주 적금 with 오늘의집’을 출시했다. 이 상품의 가입 계좌 수는 출시 3일 만에 15만좌를 돌파하며 흥행몰이하고 있다.
26주 적금은 2018년 6월 출시된 카카오뱅크의 이색 수신 상품 중 하나다. 첫 가입 금액만큼 매주 납입 금액을 늘려 26주간 저축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말 기준 총 1228만좌가 개설되며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다른 수신 상품들도 반응은 뜨겁다. 잔돈 저축 상품인 저금통은 지난 4월말 기준 가입 계좌가 435만좌를 넘어섰다. 이 서비스는 실제 저금통에 동전을 모으듯 매일 소비자가 선택한 카카오뱅크 입출금 계좌의 1000원 미만 잔액(1~999원)을 저금통 계좌에 자동으로 이체해 돈을 모은다.
2018년 12월 출시된 회비관리서비스 ‘모임통장’의 가입자도 1100만명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8800명이 새로 참여한 셈이다. 모임통장은 카카오톡 초대와 공유 기능을 활용해 모임 회비를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상품들은 카카오뱅크에서 성공하며 대표 서비스로 자리매김했지만 사실 원조는 따로 있다. 앞서 2017년 짠테크 개념이 유행처럼 번지자 시중은행들은 관련 상품을 대거 선보였다.
예를 들어 △KB국민은행 KB리브와 함께 매일매일적금(2017년 3월 출시) △하나은행 오늘은 얼마니? 적금(2017년 5월) △우리은행 위비 짠테크 적금(2017년 5월) △신한은행 한달애(愛)저금통(2017년 11월) 등은 모두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보다 1년 앞서 등장한 상품이다.
모임통장 역시 IBK기업은행의 ‘IBK모임통장’이나 우리은행의 ‘우리U모임통장’ 등이 2011년에 서비스를 개시했을 정도로 역사가 제법 되는 상품 유형이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와는 달리 시중은행의 상품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두 상품 모두 가입 계좌 수가 10만좌도 채 되지 않았다. 저조한 실적에 이 상품들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카카오뱅크와 시중은행의 차이는 접근성과 편의성에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례로 시중은행 모임통장의 경우, 모임 주최자가 은행을 방문해 계좌를 개설해야 했다. 은행 모바일뱅킹 외의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내려 받거나, 공인인증서를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도 거쳐야 했다.
반면 카카오뱅크 모임통장은 영업점 방문 없이 회원가입이 가능하고, 계좌를 개설하거나 따로 인터넷뱅킹서비스를 신청할 필요가 없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과 연계해 접근성을 크게 높여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또 단순히 금리를 얹어주는 기존의 상품 구조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금융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재미요소를 더한 것이 주요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해당 상품이 출시됐을 당시 시중은행은 모바일뱅킹 부문에서 카카오뱅크보다 소비자 접점이 부족했다”며 “카카오뱅크는 간편한 앱 성능과 구성 등을 통해 특히 젊은 소비자 층에 잘 다가섰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룡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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