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구본성 vs 구지은, 아워홈 '남매의 난' 승자는
'D-1' 구본성 vs 구지은, 아워홈 '남매의 난' 승자는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2.06.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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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임시주총 소집, 새 이사진 선임 안건
노사 모두 장남 비난 "경영안정 뒤흔든다"
관건은 장녀 구미현 지분, 내부 반발도 과제
구본성 전 부회장(좌)과 구지은 부회장(우), 아워홈 CI, [제공=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좌)과 구지은 부회장(우), 아워홈 CI, [제공=아워홈]

아워홈 '남매의 난' 승자가 결정될 30일 업계 관심이 쏠린다.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과 막내인 3녀 구지은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향후 아워홈의 매각 여부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워홈은 최대주주인 구본성 전 부회장 요청으로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연다. 안건은 새로운 이사진(48명) 선임이다. 구 전 부회장 측은 임시주총 소집에 대해 “구미현(장녀) 주주와의 합산 보유 지분 동반 매각에 대한 회사 측 협조를 얻지 못해 합리적인 매각 과정을 끌어내기 위한 방편으로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아워홈은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분 38.56%로 최대 주주다. 장녀 구미현 씨는 20.06%(자녀 보유분 포함), 차녀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는 19.6%, 3녀이자 아워홈을 경영 중인 구지은 부회장은 20.67%를 갖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 2월 아워홈을 떠나면서 지분 매각을 공표했다. 따라서 아워홈의 구지은 체제가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구지은 부회장은 지난해 취임 반 년 만에 적자경영에서 벗어나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또한 올해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디지털 헬스케어·케어푸드 등 신사업 발굴과 외연 확장에도 나선 상태다.

구 전 부회장의 지분 매각 자문사인 라데팡스파트너스는 4월 장녀 구미현과 지분 합산 약 58%를 동반 매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라데팡스는 잠재 투자자들에게 매각 물건에 관한 정보를 담은 ‘티저레터’를 배포하고 8월 중 예비입찰에 이어 9월 말까지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는 계획이다. 장남과 장녀의 동맹으로 구지은 체제가 위태로워지면서 아워홈의 ‘경영 리스크’는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임시 주총 결과 예측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구 전 부회장 뜻대로 이사회가 개편된다면 경영권 매각 시계가 빨라진다. 한편으로 구 전 부회장이 당초 약속과 달리 자신의 입맛에 맞는 대표이사를 앞세워 회사 경영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가지 결과 모두 ‘내부 반발’이라는 또 다른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아워홈의 2개 노조 중 가장 큰 규모의 한국노총 전국식품산업연맹노동조합 소속의 아워홈 노조는 구 전 부회장의 경영권 매각과 관련해 “구 전 부회장의 경영 참여로 2020년에는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냈다. 그 피해는 노동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며 “회사의 경영안정을 뒤흔드는 사태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사측인 아워홈도 “2020년 첫 적자 이후 1만 아워홈 직원들은 절치부심해 1년 만에 다시 흑자로 전환하는 저력을 보여줬다”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1000억원의 배당금 지급을 요구하며 사익 추구를 우선하는 태도에 회사는 심한 우려를 표한다”며 구 전 부회장을 비난했다. 

구 전 부회장이 임시 주총에서 승기를 잡아도 내부 반발을 제대로 잠재우지 못하면 경영권 매각이 순탄치 않게 된다. 기업가치 면에서 기대했던 금액(1조원 이상)보다 떨어질 우려도 크다.

반면 구지은 부회장은 사내 지배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6월 대표이사 취임 직후 노조와 임단협을 신속히 타결했다. 코로나19로 경영상황이 여의치 않았지만 최근 5개년 평균 인상률을 웃도는 임금 인상률에 합의했다. 건강검진 제도 개선, 연차휴가 촉진제 미적용과 같은 사내 복지 증진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직원들 지지를 얻었다. 

일각에서는 동맹 관계인 장녀 구미현이 임시주총 소집에는 동의하지 않아 구 전 부회장이 기대하는 결과가 나오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총 직전까지 구미현 지분을 두고 양쪽이 승기를 쥘 수 있는 물밑작업이 한창일 것”이라면서도 “창업주 별세 직후 남매 간 경영권 분쟁이 대내외적으로 ‘그림’이 좋지 않은 만큼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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