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변동금리 비중 77%, 8년새 최고치…한은 '빅스텝' 고심
4월 변동금리 비중 77%, 8년새 최고치…한은 '빅스텝' 고심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2.06.26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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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 불구 대출자 변동금리 선호
시중 은행 대출 창구. (사진=신아일보DB)
시중 은행 대출 창구. (사진=신아일보DB)

우리나라 가계대출 변동금리 비중은 8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에 달했다. 미국의 통화 긴축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오는 7월13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상하는 ‘빅스텝’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특히 변동금리 가계대출은 금리 인상 충격 여파를 흡수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이자 부담 급증, 소비·경기 위축 위험도 고려해야 한다.

26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4월 기준)에서 변동금리의 비중은 77.3%다. 이는 지난 2014년 3월(78.6%) 이후 8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코로나 발생 직전(2020년 1월(65.6%)과 비교하면 2년 3개월 사이 11.7%포인트(p) 상승한 셈이다.

3월말 기준 가계대출은 1752조7000억원이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고 은행을 제외한 금융기관의 변동금리 비중이 같을 경우 대출금리가 기준금리만큼 오른다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6조7478억원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더욱이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대출자들의 변동금리 선호 현상은 더 강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4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신규 취급액의 80.8%는 변동금리다. 이는 전월보다 0.3%p 오른 수치다.

여기에 변동금리는 현재 고정금리보다 약 1%p 낮은 점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 금리(24일 기준)는 연 4.750~6.515% 수준이다. 하지만 변동금리는 이보다 1%p 낮은 연 3.690~5.781%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21일 “빅스텝은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게 아니다. 물가가 올랐을 경우 우리 경기, 환율에 미치는 영향까지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변동금리부 채권이 많아 가계 이자 부담도 종합 고려해 금통위원들과 적절한 조합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는 변동금리 비중이 큰 상황에서 금리 상승으로 예상되는 대출자의 부담을 고려해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과거 변동금리는 고정금리보다 0.5%p 안팎으로 높았지만 최근에는 1%p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고 있다”며 “대출자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도 당장 1%p 이상 비싼 금리를 택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